‘진짜 같은 보이스피싱’ 피해 예방 대책 강화를
2022년 06월 15일(수) 00:05
보이스피싱(전화 금융 사기) 수법이 갈수록 교묘해지고 있다. 정부 기관 사칭이나 대출 사기형 범죄가 활개를 치더니 최근에는 실제 가족이나 지인의 휴대 전화번호가 발신 번호로 뜨게 하는 새로운 수법이 확산되고 있다. 피해자가 이에 속아 전화를 받으면 “가족을 납치했으니 송금하라”고 협박하는 방식이다.

경찰에 따르면 신종 수법에 당한 일부 피해 사례는 피해자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경우다. 하지만 무작위로 발신한 전화에 걸려드는 사례도 적지 않다. 예컨대 보이스피싱 일당이 조작한 발신 번호와 피해자 휴대전화에 저장된 전화번호 가운데 뒤 네 자리가 일치하기만 하면 ‘아내’ ‘아들’ ‘○○○’이라는 호칭과 함께 발신 번호가 뜬다는 것이다. 피해자와 이동통신사의 약한 고리를 파고드는 수법이다.

이처럼 보이스피싱 수법이 날로 진화하면서 피해 건수와 금액도 급증하고 있다. 광주경찰청에 접수된 피해 건수는 2019년 358건에서 2020년에는 715건에 달해 갑절로 늘었다. 피해 금액도 2019년 101억 원, 2020년 158억 원, 2021년 160억 원으로 매년 증가세다. 올 들어 지난달까지는 156건에 37억 5000만 원에 이른다.

경찰은 새로운 유형의 보이스피싱 피해를 막기 위해 이동통신사와 전화번호 뒤 네 자리가 아니라 여덟 자리 전체가 정확히 일치해야 수신인의 휴대전화에 저장된 이름이 뜨는 방식으로 변경하는 방안을 협의 중이라고 한다.

전화 금융 사기 수법이 날로 정교해지면서 누구라도 ‘설마 내가’라고 방심하면 피해를 당하기 십상이다. 따라서 경찰과 금융감독원 등 유관 기관들이 협력해 피해 예방 대책을 더욱 촘촘히 마련하고 시민들에게 범행 수법에 대한 홍보도 강화해야 한다. 시민들도 개인정보 관리에 유의하면서 늘 경각심을 잃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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