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광주에서도 반려동물 코로나19 확진 사례가 나타났다. 앞서 확진 판정을 받은 보호자가 키우던 고양이에게서 의심 증상이 보여 검사를 진행한 결과 양성판정을 받은 것이다. 지난 1월 국내에서 처음 고양이의 확진 사실을 확인한 이후 7번째 사례다.

이쯤되니 반려동물을 키우는 반려인들의 불안감은 커질 수 밖에 없다. 반려견과 산책을 다니는 것도 눈치가 보이고, 유기묘나 길고양이를 향한 학대가 늘어나지 않을까 걱정되는 상황이다. 무엇보다 ‘보호자인 내가 코로나19에 걸리면? 반려견이나 반려묘에게 옮기면 어떡하나?’에 대한 걱정과 우려가 이어지고 있다.

사람과 반려동물 모두가 건강하기를 바라지만, 만일의 상황을 대비해 알아두어야 할 사항과 반려동물과의 일상생활에 주의해야 할 점 등을 알아본다.

반려견과 산책할 때는 다른 사람과 2m 이상 거리를 유지하는게 좋다.

◇코로나19, 정말 안전한가요?

국내에서는 지난 1월 진주에서 전국 최초로 고양이 확진 사례가 나온 이후 지금까지 서울, 세종, 경기 등에서 고양이 4마리, 강아지 3마리가 확진 판정을 받았다.

첫 확진 발생 후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2월 1일 ‘코로나19 반려동물 관리지침’을 발표했다. 반려동물에게서 사람으로 전파된다는 증거가 없으니 막연한 불안감은 갖지 않아도 되며, 다만 코로나19 확진자와의 접촉으로 반려동물이 감염된 사례는 드물게 확인되고 있으니 의심증상이 있을 경우 반려동물과의 접촉을 피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일상생활에서는 반려동물 접촉 전·후 물과 비누로 손을 깨끗이 씻기, 개와 산책할 때 다른 사람과 2m 이상 거리 유지, 반려동물 소유자가 코로나19 증상이 있으면 만지거나 끌어안기 등 직접 접촉을 피할 것 등이 예방수칙이다.

양성으로 판정된 반려동물은 별도격리가 아닌 2주간의 자가격리를 원칙으로 한다. 가족 중 한 사람을 지정해 돌보게 하고 다른 사람이나 반려동물로부터 분리된 별도 공간에 격리한다. 반려동물과 직접 접촉을 피하고 접촉시 마스크와 장갑을 착용하도록 했다. 다만 가족 모두가 확진되어 별도로 돌봐줄 가족이 없는 경우 지자체 여건에 따라 위탁보호 돌봄서비스를 활용할 수 있다. 단, 위탁보호 비용은 자부담이다.

반려동물의 자가격리는 양성판정 후 14일이 경과되거나 PCR(유전자증폭) 결과 음성인 경우 해제된다.

지난 6일 광주에서 확진 판정을 받은 고양이는 현재 보호자 격리시설 후 다른 곳에서 살던 가족이 와서 보살피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확진자가 발생한 집은 방역 조치를 하기 때문에 다른 가족이 지낼 수 있다.

코로나19 확진자의 반려동물이 모두 검사대상은 아니다. 확진자와 접촉한 후 ‘의심증상이 있는’ ‘개·고양이’로 한정된다. 의심증상은 발열, 기침, 호흡곤란, 눈·코 분비물 증가, 구토, 설사 등으로 해당 지자체 보건부서와 동물위생시험소가 합의해 검사여부를 결정한다.

보호자의 코로나19 확진 판정 후 더펫하우스협동조합에서 위탁 보호중인 반려견.

◇보호자가 확진된다면?

여행을 가거나 출장 등으로 집을 비울 경우 반려동물의 케어를 위해 ‘호텔링’을 이용하는 이들이 많다. 함께 여행을 할 수 없거나 동물을 봐줄 다른 가족이 없을 경우 일정한 비용을 지불하면 맡아주는 위탁 서비스다. 보호자가 직접 데려다주고 데려오는 방식이다.

하지만 보호자가 코로나19에 확진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또 다른 가족이 있다면 걱정이 없지만 온 가족이 확진되거나 돌봐줄 다른 가족이 없는 경우 자신보다 걱정되는 건 홀로 남겨질 반려동물일 수 밖에 없다. 호텔링 서비스를 생각해 볼 수 있지만 외부와의 접촉이 금지되다 보니 이마저도 불가능하다.

이를 위해 지자체별로 위탁관리를 해주는 반려동물 돌봄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광주시에는 현재 8곳이 코로나19 확진자 반려동물 위탁보호 시설로 지정돼 있다. 동구 1곳, 서구 3곳, 남구 1곳, 북구 2곳, 광산구 1곳이다. 이 가운데 2곳은 양성 확진을 받은 반려동물의 위탁도 가능하다.

위탁보호 시설은 확진자가 입원치료를 받는 동안 반려동물을 돌봐줄 다른 가족이 없는 경우 이용할 수 있는데, 하루당 3만5000원의 비용은 자가 부담해야 한다. 격리 안내시 보건소 담당자에게 반려동물돌봄 서비스 신청을 하면 해당 업체에 연락을 해서 조치가 이뤄진다. 신청시 가구원 확인을 위한 주민등록등본과 보건소가 발급한 입원치료통지서가 필요하다. 광주시 동물복지팀(062-613-3983).



◇위탁보호 절차 어떻게 진행되나요?

광주시가 코로나19 확진자의 반려동물 위탁보호 서비스를 시작한 지난해 12월 16일 이후 지금까지 모두 3건의 위탁보호 요청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 가운데 강아지 1마리를 맡아 보호해준 곳은 서구에 위치한 더펫하우스협동조합이다. 지난 1월 19일 보호요청을 받은 더펫하우스는 반려동물 이동에 필요한 물품을 준비해 해당 가정으로 이동해 반려동물을 데려왔다.

“광주시에서 먼저 연락이 온 이후 보호자가 치료를 받고 있는 기관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통화를 한 후 동물이 머물고 있는 곳에 직접 데리러 갔지요. 동물에 해가 되지 않은 소독제를 이용해 방역을 하고 사용하던 물건은 일체 가져오지 않았습니다. 이동장 역시 사용하던 것은 그대로 두고 새 제품을 이용해 이동시켰어요.”

더펫하우스가 데려온 동물은 확진자가 키우던 반려견인 검은색 푸들이었다. 기존에 있던 동물들과 별도의 격리 공간에서 생활할 수 있도록 하면서 경과를 지켜본 후 건강에 이상이 없을 경우 다른 동물들과 함께 지낼 수 있도록 하는 방식으로 돌봤다. 푸들은 3일동안 이곳에서 지낸 뒤 보호자의 지인에게 보내졌다.

더펫하우스협동조합 정욱 대표는 “지난해 11월 서울에 계시는 부모님이 코로나19에 확진되면서 키우시던 반려견에 대한 걱정을 많이 하시는 걸 보고 반려가족을 위해 당연히 도움을 주어야 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서울로 가서 부모님의 반려견을 데려와 케어했던 경험이 이번에 큰 도움이 됐다”고 전했다.

유기동물 관련 사회적기업이기도 한 더펫하우스협동조합에서는 확진자의 반려동물 뿐 아니라 확진판정을 받은 반려동물의 위탁서비스도 가능하다.

/이보람 기자 boram@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