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일보사가 주최하는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 1주년 기념 청년작가 14인전-DEEP DIVE INTO YOU’전(8월5일까지 유·스퀘어문화관 금호갤러리)에서는 다채로운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일상을 채집하고 이미지를 가공해서 사실과 그 이면의 사실을 드러내는 작가들의 작품은 흥미롭다.

최요안 작 'Easy Rider'

최요안은 잡지나 일간지, 인터넷 이미지들을 일상의 흔적으로 수집하고 모아 붙여 사실감 넘치는 콜라주 작품들로 편집해낸다. ‘양산을 쓴 여인’(2019) ‘인왕제색도’(2019) 등 동서양 명화들을 화필이 아닌 이미지 모음으로 재구성해내기도 하고, 인상파 풍경화와도 같은 ‘Impression’(2019)이나 한 컷의 광고사진 같은 ‘Easy Rider’(2019)처럼 온·오프라인에서 수집한 이미지 파편들을 짜맞추고 필요에 따라 화필로 그려 넣어 실체인 듯 허상인 듯한 화면들을 선보인다.

설 박은 먹을 염색한 한지를 콜라주해서 장대한 산천의 ‘어떤 풍경’(2017) 연작을 연출해낸다. 전통필묵법에 따라 자연의 기운과 산세를 화필로 응축해내는 대신 먹의 농담이 다른 화지들을 찢어 붙여가며 산수화폭을 이루어내는 것이다. 벽에 고정된 화폭을 벗어나 광목천으로 길게 늘어뜨린 ‘불완전한 풍경에 대하여’(2020)는 화지 콜라주 대신 천에 먹이 직접 스미고 번지며 실제 풍경인 듯 추상인 듯 모호한 또 다른 풍경을 보여준다.

윤연우 작 ‘청설모 (원화 곽수진)’

윤연우의 작업은 회화와 직조를 결합한 연작들이다. ‘야근하는 여자’, ‘취업 준비하는 남자’ 등 2014~15년의 인물초상들, 2015년부터 최근까지의 ‘청설모’, ‘오소리’, ‘코뿔소’ 등은 그림의 소재들을 수채화로 그린 뒤 일러스트 형태로 단순화하고 그 이미지들을 직조로 옮겨내는 긴 시간 노동집약 작업들이다. 수채화의 즉흥적 감각에 이성적인 재구성과 오랜 시간의 손맛을 결합시켜낸 것이다.

송지윤의 ‘낯선 풍경’ 연작은 과일 정물과 식물들과 풍경을 평면구성형태로 결합시킨 화폭들이다. 삶에 대한 단상과 기억들을 조합시킨 원색조의 색채와 단순 간결 도형화된 이미지들은 언뜻 경쾌하고 감각적이다. 하지만 드러날 듯 말 듯 상징체로 곁들여진 표정들로 피로사회의 우수와 쓸쓸함을 내포시키고 있다.

선영현 작 ‘Afterimage Ⅴ’

또한 선영현은 범람하는 대중매체의 실체와 허구성, 끊임없이 생성·편집·조작되는 이미지들을 픽셀화된 구조체들의 형태로 담아놓았다. 최근 계속하고 있는 ‘Frame’(2018~2020) 연작은 기호패턴처럼 동일한 반복도상을 올린 사각 또는 육각의 입면체들을 가변형태로 연결해 구성시킨 것이다.

<광주미술문화연구소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