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불평등 탓에 소외된 ‘약자’가 없도록, 정책과 사업의 흐름을 고쳐 주며 성평등을 실천하는 이가 있다.

서정우(여·46) 광산구 여성아동과 젠더(Gender·성(姓))정책 전문위원이다.

광주 지자체에서 젠더정책 전문위원을 채용한 것은 광산구가 최초다. 지난 2015년부터 서울시, 서울시 도봉구 등에서 젠더 자문관을 채용해 왔으나, 아직까지 광주에서는 채용된 적이 없었다. 서 위원은 지난 1월 부임해 정책개발 연구를 하고 있다.

젠더 정책은 생물학적인 성을 의미하는 섹스(SEX)에 대비해 사회적인 성을 바탕으로 사회적 평등, 동등함에 가치를 두고 정책을 개발하고 살피는 것이다. 젠더는 1995년 9월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유엔 여성대회에서 공식적으로 쓰기 시작한 용어다.

서 위원은 여성정책, 여성이론 등을 연구해 온 젠더 전문가다. 전남대 여성연구소에서 전임연구원으로 활동했다. 청년, 비정규직 등 사회적 이슈 속에서 소외받는 여성의 현실을 발굴하는 연구를 주로 맡았다.

서 위원은 광산구 정책에서 여성과 사회적 약자의 요구를 반영하는 자문을 맡는다. 법령, 계획, 사업, 홍보 등 분야에서 성별영향평가를 총괄하고, 남녀평등 정책 사업 발굴·운영지원을 담당한다. 또 성 평등, 성인지 인식개선 교육에도 강사로 나선다.

“광산구에서 펼치는 모든 정책사업과 제도에 성인지적인 관점을 내포할 수 있도록 돕는 게 제 역할입니다. 여성만의 편의를 구하는 게 아니라, 정책에서 소외된 청년, 복지 혜택 사각지대에 놓인 이들 등 모든 사회적 약자를 배려할 수 있도록 정책을 바꿔나가는 것도 중요합니다.”

서 위원은 ‘여성친화도시’라는 이름에 걸맞게, 광산구가 성평등 정책을 많이 펼쳐 왔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순환근무를 하는 공무원 특성상 정책에 성평등을 적용하기에 전문성이 떨어지고, 내실 있게 정책을 짜기 어렵다며 젠더정책 전문위원이 필요한 이유를 설명했다.

서 위원은 컨설팅을 통해 정책·사업에 성별 격차와 젠더 맹목성이 생기는 원인을 분석하고, 정책 담당자와 소통해 성평등을 지킬 수 있는 방식으로 개선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서 위원은 “현재 개선이 필요한 50여개의 사업을 골라 냈다”며 “성별영향평가와 컨설팅을 거쳐 더 구체화 해야 한다. 인권 감수성을 담을 수 있도록 올해 안에 정책 개선안을 내놓을 예정이다”고 덧붙였다. “기초자치단체인 만큼 구민과 밀착해 자주 소통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에요. 구민과 밀착해 소통하고, 시민단체, 성별센터 등과 협업해 누구나 체감할 수 있는 성평등 정책·사업을 이끌겠습니다.”

/유연재 기자 yjyou@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