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는 선거일이 다가오면 정창현(56) 북구선거관리위원회 선거계장은 분주해진다.

26여년 동안 선관위 활동을 해 온 정 계장은 올해도 장애인, 노약자 등 선거 취약계층도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북구는 투표구 수가 109개에 달하는데, 전국적으로도 드문 큰 선거구입니다. 유권자수도 많고, 다양한 사람들이 사는 복합적인 지역구인 만큼 선거에서 소외받는 이가 없도록 하는 게 제 역할이지요.”

정 계장은 전국 최초로 6개 장애인 단체와 MOU를 체결하고 선거 지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각 (사전)투표소에 장애인 편의시설을 확보하고, 시각·지체장애인 대상 교육을 추진하는 등이다.

“장애인 등 선거 취약계층은 투표소에서 직접 투표하기가 힘들기도 합니다. 가급적 모든 투표소가 1층에 자리잡을 수 있도록 투표장을 고른 것도 그 때문이지요. 선거 방법 안내도 해 주고, 시각장애인용 투표 보조용구를 비치하기도 했습니다. 한 표, 한 표가 소중하기 때문입니다.”

정 계장은 지난 선거에서도 선거 취약계층에 도움을 줬다. 전국동시조합장선거 당시 진행했던 다문화 가정 선거 지원 사업이 대표적이다. 당시 남구선관위원으로 활동했던 그는 각종 다문화 가정 센터와 연계, 다문화가정 구성원을 투표 사무원(5명)과 개표위원(5명)으로 위촉했다. 우리 선거 문화에 관심 있는 사람, 다문화 가정 오피니언 리더 등으로 구성됐다.

“2016년 대선 때는 GFN광주영어방송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3차례 영어 인터뷰를 하기도 했어요. 민주주의에서 가장 중요한 절차인 선거를 직·간접적으로 체험하고, 한국 국민이라는 의식을 가질 수 있도록 도왔지요. 이번 선거에서는 다문화가정 지원업무를 맡지 않는 대신, 노약자, 장애인 투표에 온 힘을 쏟았어요.”

정 계장은 코로나19 확산 우려 때문에 선거 취약계층의 투표 참여율이 줄지 않을까 걱정이다. 이에 따라 선거 취약계층 대상 서비스를 강화하고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키면서 공정한 선거를 치르도록 선거 관계자에 전국 최초 온라인 선거 교육을 진행했다. 그는 선관위 전문강사교육과정을 통과, 자격증을 획득한 선거연수원 전문강사다.

“몸이 불편해도 참여하려는 장애인, 우리 선거 문화에 관심 있는 다문화 이웃 등이 굉장히 많습니다. 자기 주권을 적극적으로 어필하려는 것이지요. 10~20년 전과 많이 달라졌어요. 저희 선관위도 적극적으로 이들을 도와주고 싶어요.”

20여년 전부터 선거를 지켜봐 왔던 정 계장에게 선거는 매번 새롭다. 투표소 관리뿐 아니라 유권자 마음가짐, 시민단체·오피니언 리더 등 의견 반영 등이 눈에 띄게 개선됐다는 것이다. 정 계장은 “요즘은 선거가 자기 의견을 표현하는 최선의 방법이라는 사실에 누구나 공감하고 있다. 이같은 의식변화를 반영하듯 투표참여율이 오르고 자발적인 공명 선거문화가 조성되는 현실이 무엇보다 반갑다”고 말했다.

“앞으로 4년 동안 민의를 대변할 대표자를 뽑는 중요한 선거가 다가왔습니다. 정책과 공약을 꼼꼼히 살피시고 투표에 꼭 참여하셔서, 더 좋은 국가, 좋은 지역을 만들어갔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선관위도 최선을 다해 정확·공정하게 선거를 치르겠습니다.”

/유연재 기자 yjyou@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