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다즐링, 중국 기문, 스리랑카 우바 등 세계 3대 홍차에 지지 않는 ‘한국형 홍차’를 개발하는 사람이 있다.

최근 농림축산식품부 고부가가치식품기술개발사업자로 선정된 최선은(40) 광주여자대학교 교수(산학협력단장·평생교육원장)가 그 주인공.

최 교수는 ‘한국형 홍차 가공기술 개발 및 제조공정 표준화’를 주제로 한국형 홍차를 세계화하기 위한 연구에 착수했다. 명인신광수차, 농업회사법인 가천산방, ㈜고반 등 차 회사와 함께 진행하는 이번 사업은 총 1억 5000만원의 정부 출연금을 받아 1년 동안 진행되며, 성과에 따라 추가 지원도 받을 수 있다.

“아직 유명한 홍차가 없는 한국의 현실을 뒤집고, 명품 한국형 홍차를 세계 시장에 내놓는 것이 목표입니다.”

최 교수는 재래종 야생 유기농 차나무로 만든 한국형 홍차를 대량생산할 수 있는 공정을 정립하는 것이 첫 목표다. 재래종 야생 차나무는 국내 10% 이하로 존재하고 있는 자생종이다.

“우리나라에서 유명한 전남 보성, 경남 하동, 제주도 등 차나무는 90% 이상이 개량종으로, 뿌리가 상당히 얇습니다. 저는 국내에 10%밖에 남지 않은 재래종인 순천 유기농 차나무를 활용할 예정입니다. 뿌리가 2~3미터로 깊은 심근성 작물이죠.”

또 최 교수는 우리나라 고유의 홍차 원료를 확보하고, 홍차를 이용한 다양한 제품과 생산 기반을 만들어 한국 차를 세계적으로 경쟁력 있는 제품으로 만들고자 한다.

“우리나라에도 농림부에서 지정한 명인이 있습니다. 이번에 함께 사업하는 순천 출신 신광수 명인인데, 500년 전통 제다 기술로 인정받은 사람입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홍차 역사가 너무 짧아 세계에서 인정받지 못하는 실정이에요.”

최 교수에 따르면 신 명인의 기술로 인도 다즐링 홍차보다 항산화 작용이 더 크게 활성화된 홍차를 만들 수 있다.

최 교수는 “조금 더 연구를 거친다면 세계 3대 홍차보다 더 나은 홍차가 완성될 것이란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중앙대학교 약학과에서 생약학·천연물화학을 전공해 박사 학위를 받은 최 교수는 미용과 건강, 바이오, 식품, 화장품 등을 다루는 ‘웰니스 뷰티(Wellness Beauty)’ 분야에서 15년 넘게 교육, 연구, 산학연구 등을 진행해왔다.

또 교육부 LINC+ 사업 바이오 네트워크 융합트랙 운영위원장, 산업통상자원부 풀뿌리육성사업단장 등을 맡아 왔으며, 최근에는 대통령 직속 자문기관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자문 위원으로 위촉돼 경제·과학, 교육, 농림수산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다.

이밖에 산업통상자원부 ‘행복창출을 위한 웰니스 CoBe 전통산업 육성 사업단’ 총괄책임자로 활동 중이며 한국연구재단, 산림청, 중소벤처기업부 등을 통해 각종 천연 재료를 이용한 난치성 피부면역질환 소재 연구, 항아토피 피부염 기능성 소재 개발, 탈모 완화 기능성 화장품 개발 등 연구 사업을 진행 중이다.

최 교수는 “이번 사업을 통해 국내 유일의 재래종 차나무와 500년의 전통 방식의 제다기술을 보전하고 한국의 재래종 유기농 차나무가 우수하다는 사실을 세계에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유연재 기자 yjyou@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