맷 윌리엄스 감독의 열정이 KIA 타이거즈 선수들을 움직인다.

윌리엄스 감독의 최근 며칠은 말 그대로 강행군이다. 17일 새벽 한국에 입국한 뒤 오후에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를 찾았고, 18일에는 함평-기아 챌린저스필드에서 마무리캠프에 나선 선수단과 상견례를 가졌다.

첫날부터 수비 시범을 보였던 윌리엄스 감독은 빅리그와 다른 ‘많은 훈련량’에 만족감을 보이며 종횡무진 그라운드를 누비고 있다.

공을 잡는 자세를 취하고 방망이도 휘두르면서 ‘감독 선생님’이 되고 있다. 기본기를 최우선으로 강조한 만큼 기본에 중점을 두고 선수들을 세밀하게 움직이고 있다.

선수들은 유쾌하게 말을 건네고 큰 제스처로 시선을 끄는 외국인 감독이 아직은 어색하지만, 그의 열정에 녹아들면서 적극적으로 훈련에 임하고 있다.

스타 플레이어 출신으로 실력까지 겸비한 윌리엄스 감독은 선수들에게는 움직이는 교과서이기도 하다.

내야수 황윤호는 22일 타격 훈련 시간에 질문을 하며 배움의 열정을 보였다.

황윤호는 “변화구를 칠 때 공이 떨어지니까 올려 쳐야 한다는 생각이 있었다. 그런데 감독님이 변화구도 다운스윙을 해서 스핀을 먹이라고 하셨다”며 “그래서 직구도 똑같이 쳐야 하느냐고 질문을 했다. 직구도 변화구처럼 똑같이 쳐야 한다고 하셨다. 수석코치님 이야기도 일치해서 혼동이 안 오는 것 같다. 똑같은 궤도, 생각을 말씀하셨다”고 이야기했다.

적극적인 성격의 황윤호와 달리 아직 KIA 선수들은 적응 중이다.

많은 이들이 여전히 윌리엄스 감독의 ‘하이 굿모닝’이라는 인사에 당황한다. 하지만 2차 드래프트를 통해서 SK에서 KIA로 유니폼을 갈아입은 내야수 최정용은 이런 인사가 어색하지는 않다. SK에서 힐만 감독을 경험했기 때문이다.

최정용은 “SK 있을 때 힐만 감독님이 계셨다. 조용한 것보다는 항상 뭔가 열정적이어야 하고, 이야기할 때도 눈을 보고하는데 그때는 그게 잘 안 됐었다”며 “이번에는 감독님이 말씀하시면 일부러 ‘오케이’도 외치고 답하고 있다. 외국인 감독님이 낯선 느낌은 아니다”고 웃었다.

윌리엄스 감독의 목소리와 움직임은 크지만 지도는 세밀하다.

최정용은 “디테일하게 설명해주신다”며 “‘이렇게 하라’가 아니라 방법을 말씀해주신다. 예를 들어 공을 잡을 때 ‘이렇게 잡아라’가 아니라 ‘이렇게 잡아야 하는 이유’를 설명해주신다”고 말했다.

/함평=김여울 기자 wool@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