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상반기부터 승용차와 화물차를 캠핑카로 개조할 수 있게 된다. 지금까지는 11인승 이상 승합차만 캠핑카로 바꿀 수 있었다. 자전거캐리어·루프탑 텐트 등 앞으로 튜닝 사전승인 및 검사를 받지 않고도 설치하거나 변경할 수 있는 장치도 대폭 늘어난다.

국토교통부는 8일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에서 이같은 내용을 담은 ‘자동차 튜닝 활성화 대책’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영암 F1경주장과 연계한 전남도의 자동차 튜닝산업 클러스터 구축 사업에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튜닝은 자동차의 성능을 향상하거나 외관을 단장하기 위해 구조·장치를 바꾸거나 장치를 추가하는 것을 말한다.

튜닝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지만 규제가 엄격해 시장이 활성화되고 있지 않은 만큼 관련 제도를 개선한 것이다. 국토부는 연간 1만1000여대, 약 3500억원 규모의 신규 튜닝시장이 창출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먼저 승합차뿐만 아니라 승용차, 화물차, 소방차와 같은 특수차 등 모든 차종을 캠핑카로 튜닝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캠핑카가 아닌 자동차를 캠핑카로 개조하고자 하는 수요가 급증한 데 따른 것이다. 이를 통해 연간 6000여대, 약 1300억원 규모의 신규 튜닝시장 창출이 기대된다.

또 특수차와 화물차 간 차종을 바꾸는 변경튜닝도 가능해진다. 차체와 안전기준 등 유사한 부분이 많고 수요도 많은 점을 감안한 것이다. 특수차는 규정된 사용연한이 지난 이후 화물차로 개조하면 충분히 재사용이 가능하지만 그동안 안전성 우려 등으로 허용되지 않았다. 다만, 튜닝 시 안전기준 준수 여부를 엄격하게 검사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연간 5000여대, 2200억원 규모의 튜닝이 더 이뤄질 전망이다.

현재 자동차의 28개 구조 및 21개 장치 중 15개 구조 및 13개 장치는 튜닝 시 원칙적으로 사전 승인 및 사후검사를 받아야 한다. 하지만 앞으로 물품적재장치, 동력전달장치, 등화장치, 소음방지장치(이상 2020년)와 조향장치, 제동장치, 연결·견인장치, 배기가스발산방지장치(2021년) 등 8개 장치는 튜닝 사전승인 대상에서 단계적으로 제외된다. 이렇게 되면 지난해 총 튜닝건수 16만여 건 중 44%인 7만1000여 건이 승인대상에서 빠지게 된다.

사전승인 뿐 아니라 사후검사도 면제받을 수 있는 장치변경 항목도 기존 59건에 불과했는데 27건이 더 늘어난다. 자전거캐리어 및 스키캐리어, 루프탑 텐트와 어닝 설치 등이 여기에 포함된다.

전조등·휠 등 안전이 검증된 튜닝인증부품도 기존 5개에서 16개로 늘어난다.

수제 스포츠카 등 연간 100대 이하로 소량 생산되는 자동차에 대한 규제도 완화해 활성화를 유도한다. 지난 2015년부터 별도 인증제가 시행되고 있지만 인증비용 부담 등 여전히 문턱이 높아 인증을 받은 업체가 한 곳도 없었다. 충돌 및 파괴시험 등의 안전기준을 면제해주고 미흡했던 세부 인증기준도 마련하기로 했다. 생산대수 기준도 100대에서 약 300대 수준까지 완화할 예정이다.

튜닝카 성능·안전시험센터 건립, 전문인력 양성 및 교육 프로그램 등 튜닝 지원 기반도 마련한다.

전남도는 이번 정부의 튜닝 활성화 대책을 크게 반겼다.

전남도는 영암 F1경주장 인근 99만㎡ 부지에 자동차부품, 튜닝, 고성능 수제차 산업 육성을 추진 중이다. 특히 튜닝산업 지원 시스템 구축사업 등 국책사업을 통해 고가의 시험장비 구축, 품질 평가방법 개발 등 기업 지원 인프라 구축에 힘쓰고 있다. 또 국내 최고 자동차연구기관인 자동차부품연구원 프리미엄자동차연구센터를 설립하고, ㈜모헤닉게라지스 등 18개 업체가 입주해 튜닝 산업을 선도하고 있다.

전남도 관계자는 “튜닝기업 100여 곳을 유치해 F1경주장 일대를 자동차 부품 연구개발, 생산, 시험평가, 기업 지원 기능이 집적된 튜닝산업의 중심지로 육성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정욱 기자 jwpark@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