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평화당이 오는 16일 끝장토론 형식의 의원총회를 개최하고 당의 진로를 결정할 예정이어서 주목된다.

당내 비당권파가 주도하는 이번 의총에서는 당을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 체제로 개편하느냐가 주요 안건으로 꼽힌다. 비당권파는 정동영 대표 체제의 ‘자강론’은 한계를 드러냈다며 비대위를 구성, 내년 총선을 앞두고 제3지대론 등을 주도하며 정치적 변화를 선점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현재 민주평화당 내부 역학구도는 비당권파 현역 의원들이 10명 이상으로 절대적 우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에 따라 비당권파는 정동영 대표 등 당권파가 이날 의총에서 비대위 체제 전환 등에 반대한다면 일단 당내 결사체 형식의 모임을 결성, 적절한 시점에서 제3지대에서의 정계개편을 위한 도모할 방침이다. 모임의 명칭은 ‘변화와 희망의 대안 정치 연대’로 알려졌다. 일부 초선 의원들은 선도 탈당도 주장하고 있지만 전체적 공감을 얻지 못한 상황이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당내 결집보다 분열이 우선되고 있다는 정치적 역풍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크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정동영 대표 등 당권파는 내년 총선을 앞두고 제3지대론을 매개로 하는 정계개편 등 적극적 변화를 추진해야 한다는데 공감한다는 입장이다. 다만 제3지대의 정치적 실체가 구체화 되기까지는 정치적 상황을 인내하고 기다려야 한다는 ‘속도조절론’을 내세우고 있다. 성급하게 나서기 보다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처럼 당권파와 비당권파가 정계개편론을 둘러싸고 일정 부분 공감대가 형성됐다는 점에서 이날 의총에서 극적인 합의가 이뤄지지 않느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이날 의총에 정동영 대표 등 당권파 의원들이 불참한다면 당내 불통으로 인해 오히려 갈등이 확산될 것으로 전망된다.

비당권파의 중심 역할을 맡고 있는 최경환 최고위원은 “당이 어려운 상황이라는 점에서 당권파-비당권파 나눌 것 없이 모든 것을 내려놓고 이날 의총에서 밤을 세더라도 정치적 합의를 이뤄야한다”며 “이날 의총에서 어떠한 합의를 이루느냐가 향후 평화당의 진로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임동욱 기자 tuim@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