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수영선수권대회 개막을 하루 앞두고 광주시가 축제 분위기다. 개인적으로는, 우리 고장에서 열리는 국제행사를 알리기 위해 지인들과 카톡 메시지를 주고받을 때 다운받은 수리달이 이모티콘을 함께 날리곤 했다. 귀여운 수리달이의 표정연기를 담은 ‘내 맘 속에 다이빙!’ ‘워메!’ ‘흥미진진’ ‘최고! 최고!’ 등의 이모티콘은 인기 최고였다.

수영대회 기간에는 조선대 운동장에 조성된 경기장에서 열리는 ‘하이 다이빙’ 경기를 꼭 관람하려고 한다. 무등산을 배경으로 아파트 10층 높이에서 다이빙하는 선수의 초인적인 몸짓은 상상만으로도 큰 감동을 선사할 것 같다.

‘살아있는 현대 미술의 전설’이라 일컬어지고 있는 영국 출신의 데이비드 호크니(1937~ )를 유명하게 만든 그림은 로스앤젤레스의 수영장 그림들이다. 우중충한 런던의 날씨 속에서 생활하던 작가가 미국 로스앤젤레스를 거쳐 캘리포니아로 이주한 후 마주하게 된 태양빛은 강렬함 그 이상의 영감으로 다가왔다고 한다.

데이비드 호크니의 ‘다이빙하는 사람’(1978년 작)은 세계수영선수권대회의 다이빙 선수가 연상되는 작품이다. 수영장에서 막 다이빙을 한 듯 물밑으로 파고드는 우아한 팔의 곡선과 발끝에서 일렁이는 하얀 포말이 수영장의 고요함을 일깨우고 있다. 흰색과 녹색, 청색이 서로 겹치며 일으키는 부드러운 잔물결은 반짝이는 햇빛이 만들어내는 패턴일까. 수영장의 움직이는 물의 흐름도 작가가 지각한 그대로가 아닌 추상화된 기호로 표현하고 있어 리듬감을 더해 준다.

이 작품은 호크니가 마티스의 후기 종이 오려내기 작품처럼 수영장 구성의 레이아웃에 적합한 칼라 종이펄프 프레싱 작업으로 완성한 ‘종이 수영장’ 연작 가운데 하나다. 수영장의 다이버 모습을 재현적으로 묘사하면서도 전반적인 수영장 분위기는 단순성과 대담함을 살려 추상적인 효과를 강조하고 있다.

<광주시립미술관연구관·미술사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