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022년 광주 광산구 비아동 일원에 광주 서부권역 노인들을 위한 노인복합시설이 들어설 것으로 보인다. 서부권역 노인복합시설은 남구와 북구에 운영 중인 빛고을·효령건강타운과 유사한 건강타운 형태로, 이용섭 광주시장의 공약 가운데 하나다.

교수 등 지역 복지전문가 그룹 일각에서는 “막대한 건립·운영 비용이 드는데 반해 이용자는 제한적인 건강타운 대신, 동(洞)마다 복지전문직원과 간호사를 배치하는 돌봄 시스템을 구축하자”는 이견이 있지만, 이 시장 공약이어서 그대로 추진될 가능성이 높아보인다.

광주시는 24일 시의회 1층 시민소통실에서 ‘빛고을·효령노인타운 운영 성과분석 및 서부권역 노인복지 서비스 제공을 위한 연구용역 최종보고회’를 개최했다. 이날 보고회에서 ▲빛고을·효령 노인타운 운영성과 분석과 혁신방안 ▲건립대상 지역 여건 분석 ▲서부권역 노인복합시설 건립 타당성 분석 ▲사업 기본방향, 건축규모, 운영방안 등에 대한 다양한 전략과 방향이 제시됐다.

용역 조사 결과 새로 건립될 서부권역 노인복합시설은 인구추계 및 시설 수혜도 등 여건 분석 결과 광산구에 조성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나왔다.

대상 부지는 접근성과 이용 편리성, 지역 균형발전성, 개발경제성 등을 고려해 비아동 산 60번지 일원이 8개 후보지 가운데 1순위로 평가됐다. 빛고을·효령 노인타운의 5분의1 규모인 2만㎡ 부지에 연면적 6000㎡ 내외의 지상 2~3층 규모로 건립 규모가 제시됐다. 총 사업비는 265억원으로 추산됐다.

치매상담교실, 체력단련실, 물로치료실, 댄스·요가·에어로빅 강당, 음악미술공예교실, 북카페, 실내체육관, 탁구장 당구장, 소공연장, 병의원, 목욕 및 이미용시설, 식당 등을 갖추는 게 적절할 것이라는 안도 제시됐다.

광주시는 이번 용역 결과물을 토대로 지역 주민들의 의견을 반영해 8월까지 기본계획을 수립할 예정이다. 이후 재정투융자심사, 도시계획시설결정, 기본·실시설계 등의 행정절차를 거쳐 2022년 서부권역 노인복합시설 건립 준공을 목표로 사업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대규모 복합노인시설 건립안에 대해 반대하는 의견도 적지 않다. 수백억원짜리 건강타운 대신, 거동이 불편하고 몸이 편찮은 노인들을 빠짐없이 돌볼수 있는 시스템 구축이 우선이라는 것이다.

함철호 광주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지난 13일 광주시장 직속기구인 광주혁신추진위원회와 광주시의회 주최로 열린 복지혁신포럼에서 “광주의 복지정책도 평등·공정·정의라는 가치를 실현할 수 있는 혁신이 이뤄져야 한다”며 “혁신의 첫 번째는 대규모 서부권건강타운 건립이라는 이용섭 시장의 공약을 바꿔, 동(洞)마다 복지전문가와 간호사·주거서비스 팀이 배치된 돌봄 시스템 구축이 우선”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보고회에서는 빛고을·효령노인타운의 운영성과도 분석됐다. 양 타운은 일상생활과 밀접한 복지 인프라임에도 불구하고, 어르신들의 접근성이 취약해서 이용에 불편이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자치구 노인복지관 등 유사시설과의 차별화된 선도적·전문적 특화 프로그램이 부족하다는 이용자 의견도 있었다. 이용자·직원·강사 등 357명을 대상으로 지난해 12월 한 달 간 진행한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한 평가였다.

/김형호 기자 khh@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