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민주화운동 39주년을 맞아 평범한 광주 시민들이 일상 속에 오월 정신을 녹여 내고 실천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오월의 진실을 알리는 엽서를 직접 제작해 다른 지역을 찾아 나눠 주거나 대동(大同) 정신을 담은 주먹밥을 판매하고 남은 수익금을 기부하는 것 등이 대표적이다.

박세연(26·조선대), 박화경(여·25·조선대), 김윤서(여·24·전남대) 씨 등 지역 대학생 세 명은 그제 부산 해운대구에서 5·18 알리기 캠페인을 벌였다. 이들은 당시 계엄군에 의한 성범죄 사건에 대한 관심을 환기시키기 위해 파랑새가 소녀를 안고 있는 그림엽서 등을 직접 만들어 현지 주민들에게 나눠 주었다.

김밥 전문점을 운영하는 황지훈(39) 씨는 지난 16~18일 ‘착한 밥이 총칼을 이긴 날’을 주제로 5·18 주먹밥 이벤트를 진행했다. 1980년에 태어난 황 씨는 항쟁 기간 광주 시민의 한 끼 식사였던 주먹밥을 재현해 판매하고 수익금 전액을 5월단체에 기부하기로 했다. 양동 주민자치회, 지산마을 주민협의회, 동산초등학교 등은 ‘택시 운전사’ ‘김 군’ 같은 5·18 관련 영화를 함께 보거나 주먹밥을 나눠 먹으며 그해 오월을 체험하기도 했다.

5·18 당시 독재와 국가 폭력에 맞서 저항한 사람들은 정의와 평화를 사랑하는 평범한 광주 시민들이었다. 5·18에 대한 왜곡과 폄훼가 여전히 끊이지 않고 있는 현 시점에서도 시민들의 이 같은 자발적인 5·18 알리기와 광주 정신 실천은 오월의 진실을 밝히는 밀알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