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없이는 못살아∼.” 기아타이거즈 경기가 열리는 날이면 광주구장에 끊임없이 울려퍼지는 응원가로, 기아에 대한 지역민들의 애정이 묻어난다.

야구만 그럴까. 지난해 광주지역의 기아차 점유율은 7대 특·광역시 중 가장 높았다. 전남의 기아차 점유율도 제주도를 제외하면 전국 도 단위 지역 중에는 가장 높았다. 지역에 공장을 두고 지역사회와 호흡하며 성장하는 기업에 대한 ‘호감도’가 반영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다만, 최근에는 수입차 마케팅과 다른 완성차업계의 신차 출시 등으로 ‘선호도’가 옅어지는 조짐도 엿보인다.

◇선호도는 여전한데…=20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가 ‘2018년 전국 17개 시·도별 자동차 신규등록 현황’을 분석한 결과, 광주·전남지역의 기아차 점유율이 타 지역에 비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기아차의 경우 지난해 광주에서 1만 3941대가 팔려 32.6%의 점유율을 기록, 서울(25.6%), 부산(23.0%), 대구(20.1%), 인천(29.1%), 대전(28.3%), 울산(19.7%) 등 7대 특·광역시 중 가장 높았다.

기아차의 광주지역 점유율은 전국 평균 점유율(29.1%)에 비해서도 높았다.

전남에서도 지난해 신규 등록한 8만5150대 중 기아차가 3만302대로 점유율(35.6%)은 1년 전(34.8%)보다 7.1% 포인트 늘었다.

광주·전남 지역민들은 주로 카니발(6638대), 쏘렌토(5825대), 스포티지(5196대), 봉고(4816대), K5(4104대) 등 순으로 구입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역에 생산공장을 두고 있는데다, 기업에 채용된 지역민들과 관련 협력업체 종사자들이 많은 점 등도 점유율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점유율은 불안한데…=안심하긴 이르다. 수입차업계가 마케팅을 강화하면서 시장을 빠르게 잠식하고 있는데다, 지역에 기반을 둔 기업이 만드는 제품에 대한 ‘애정’도 옅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당장, 광주지역 기아차 점유율이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기아차는 3년 전인 2016년만 해도 광주지역에서 35.2%(1만5934대)의 점유율로, 현대차(31.9%·1만4427대)를 제치고 1위를 차지했었다. 당시만 해도 광주에서 기아차가 가장 많이 팔렸다는 얘기다. 하지만 기아차 점유율은 이후 2017년 32.7%(1만4468대)→2018년 32.6%(1만3941대) 등으로 다소 떨어지고 있다. 같은기간 현대차의 광주지역 점유율이 31.9%(2016년)→35.7%(2017년)→37.5%(2018년) 등으로 높아지고 있는 것과는 사뭇 대조를 이룬다.

전남에서도 39.4%(2016년)→41.0%(2017년)→41.6%(2018년) 등 꾸준한 상승세인 현대차 점유율과는 달리, 기아차 점유율은 35.9%(3만500대·2016년)→34.8%(2만8291대·2017년)→35.6%(3만302대·2018년) 등 오르락내리락하는 모양새다.

수입차가 광주에서 12.6%(2016년)→12.9%(2017년)→14.7%(2018년) 등 꾸준히 점유율을 높이고 있다는 점도 기아차 판매량 증가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는 요인으로 꼽힌다.

현대차 생산 공장을 둔 울산의 현대차 점유율이 54.0%(2016년)→56.7%(2017년)→60.6%(2018년) 등으로 상승하고 있는 점도 광주지역 기아차 점유율과 비교되면서 업계의 주목을 끌고 있다.

/김지을 기자 dok2000@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