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권익위원회가 지방 의회 의원의 겸직과 영리 거래를 금지하도록 제도 개선을 권고한 지 3년이 지났다. 하지만 광주·전남의 광역 및 기초의회 29곳 가운데 86%인 25곳이 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권익위가 그제 발표한 ‘지방 의회 의원 겸직 및 영리 거래 금지 권고’ 이행 점검 결과에 따르면 광주에서는 동구·서구·광산구 의회 등 세 곳만 이행을 완료했고 남구의회는 일부 이행, 광주시의회와 북구의회는 아예 이행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남에서는 함평군의회만 이행을 완료했고 전남도의회와 21개 시군 의회는 미이행 상태로 조사됐다.

또한 제도 개선을 일부 이행했더라도 겸직 신고 내용과 겸직 현황을 공개하는 등의 핵심 과제는 실행되지 않고 있었다. 전남의 한 시의회는 의원으로부터 제출받은 겸직 신고서가 한 건도 없어 겸직을 하고도 신고를 안 한 것인지, 실제 신고 대상에 해당되지 않는 것인지 확인하기가 어려웠다. 수의 계약 체결 제한 규정을 위반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경우도 있었다. 전남의 한 지자체와 1600만 원 상당의 수의 계약을 체결한 모 업체는 모 의원이 대표로 재직하고 있다고 겸직 신고한 업체와 회사명·주소가 같은 것으로 조사됐다.

권익위가 지방 의원의 겸직 및 영리 행위를 막기 위해, 신고 규정 구체화와 확인 절차 강화, 수의 계약 제한 대상자 관리 강화, 위반 시 제재 방안 마련을 권고한 것은 지난 2015년 10월이었다. 그로부터 3년이 지나도록 지방 의회 대부분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는 것은 이에 대한 실천 의지가 부족하기 때문일 터이다. 참으로 개탄스러운 일이다.

최근 공직자의 이해 충돌 방지에 대한 국민적 요구가 커지고 있다. 지역 주민으로부터 신뢰받는 투명한 지방 의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지방 의원의 지위를 이용한 반칙과 특권을 원천 차단할 수 있도록 제도적 보완을 서둘러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