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는 꿈도 못 꾸고 인간관계마저 포기해야 하는 청춘들에 관한 소설을 묶은 작품집이 발간됐다.

김혜진, 장강명 등 모두 8명의 작가들이 펴낸 ‘땀 흘리는 소설’은 아련한 눈으로 동시대 청년들의 애환을 섬세하게 그린 작품집이다. 현직 교사들이 사회에 첫발을 내딛을 제자들을 걱정하며 앞으로 사회생활 지표가 돼 줄 8편의 소설을 가려 엮었다.

책은 소설을 통해 일과 직업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기 위해 기획됐다. 현대 사회에서 일하는 청춘들의 이야기를 통해 점차 더 고착화되고 복잡해져가고 있는 노동의 문제를 파고 든다.

김혜진, 김세희, 김애란, 서유미, 구병모, 김재영, 윤고은, 장강명의 작품이 실려 있으며 이 8편의 소설 속에는 인터넷 방송 BJ, 공무원 시험 준비생, 카드사 콜센터 직원, 외국인 이주 노동자, 알바생 등 N포 세상에 ‘을’로 내던져진 청춘들 이야기가 담겨 있다.

각각의 소설들은 일의 가치(‘어비’), 직업 선택과 직업 윤리(‘가만한 나날’), 청년 실업(‘기도’), 여성 노동(‘저건 사람도 아니다’), 감정 노동(‘어디까지를 묻다’), 이주 노동(‘코끼리’), 산업 재해(‘P’), 해고(‘알바생 자르기’) 등 노동에 관련된 여러 주제를 다룬다.

그렇다고 소설이 딱딱하거나 교조적인 내용을 담고 있지는 않다. 일하는 청년들의 삶을 보여주는 것만으로도 노동 문제에 관한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다. ‘일다운 일이란 무엇이며 그렇게 돈을 벌어도 되는가라는 김혜진의 소설 ‘어비’에서 보듯 작품은 고달픈 청춘들의 진솔하면서도 핍진한 이야기를 담아낸다. <창비교육·1만5000원>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