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명절을 앞두고 기업들 명암이 엇걸리고 있다. 한쪽에선 상여금은 커녕, 경영난에 대금도 지급하기 어려워 결제를 미루는 기업들 목소리가 터져나온다. 대기업들은 설 선물에 충분한 휴가를 주며 생산을 독려하는 분위기다.

◇최대 엿새 휴가에 상여금도=광주·전남지역 대기업들은 설 연휴에 최대 엿새를 쉬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아차 광주공장은 오는 2월 4일부터 7일까지 설 연휴를 갖는다. 설 명절 연휴는 4일이지만 토·일요일이 겹쳐 있어 최대 6일을 쉰다. 앞뒤로 이틀 연차를 내면 1일부터 10일까지 열흘을 쉴 수 있다.

기아차 직원들은 상여금으로 통상 임금의 50%와 귀향비 80만원, 온라인상에서 쓸 수 있는 사이버머니 15만, 전통시장 상품권 10만원을 지급받는다.

금호타이어는 오는 2월 3일부터 7일까지 나흘 쉰다. 지난해 노사간 특별합의로 상여금을 반납키로 했지만 설 명절은 제외해 이번 설에는 직전 2개월 급여의 50%를 상여금으로 받게됐다.

삼성전자 광주사업장도 2일부터 6일까지 나흘간 공장가동을 멈춘다. 기본급의 100%를 설 상여금으로 받는다. 첨단산단 내 앰코테크놀로지코리아는 사무직의 경우 2일부터 6일간 휴무에 들어가고, 생산직은 교대로 근무를 실시한다. 광주 뿐 아니라 여수지역 기업들도 평균 5일간 공장을 멈춘다.

여수상공회의소가 지역 180개 업체를 대상으로 ‘여수 기업체 설 휴무 및 상여금 지급 실태조사’를 벌인 결과, 설 명절 평균 5.2일 쉬는 것으로 나타났다. 2월 2일부터 ~ 6일까지 5일을 쉬는 업체가 83.7%로 가장 많았고 6일(8.2%), 4일(6.1%) 등이었다.

◇상여금은 커녕, 대금 결제도 미룰 판=모든 노동자들이 넉넉한 상여금에 휴가를 챙기는 건 아니다.

여수상의 조사결과, 응답 업체의 15.8%는 이번 설 명절에 상여금을 지급할 계획이 없다고 답했다. 연봉제 로 상여금을 지급하지 않는다(54.2%)는 업체가 많았지만 경기 불황(27.3%), 자금부족(18.2%) 등의 이유로 여력이 없다는 기업들도 적지 않았다.

중소기업중앙회가 858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도 설 상여금(현금)을 지급할 예정이라고 답한 업체 비율은 응답자의 51.9%로 작년보다 4.2%포인트 낮아졌다.

/김지을 기자 dok2000@kwangju.co.kr /박기웅 기자 pboxer@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