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동중국해와 남중국해에서 분쟁이 끊임없이 일어나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동아시아의 역사에서 바다는 어떤 의미일까?

바다를 중심으로 동아시아 역사를 조명한 책이 발간됐다. 하네다 마사시 도쿄대학 동양문화연구소 교수가 엮은 ‘바다에서 본 역사’는 동아시아 700년의 역사를 바다를 매개로 풀어낸다.

책은 동아시아 바다를 지구적인 관점에서 들여다본다. 사실 우리는 흔히 역사를 육지에 기반을 둔 국가를 중심으로 인식하고 이해한다. 그러다 보면 자연스레 시야가 좁아질 수밖에 없다. 한 나라의 관점에 머물기 십상이고 고개를 든다고 해도 몇몇 이웃만 눈에 들어온다.

책은 28명의 역사가가 완성한 동아시아의 마스터피스다. 저자들은 각자 독립된 글을 쓰는 대신 유기적으로 연결된 하나의 글을 썼다. 약 3년간에 걸친 모임 끝에 이들은 각자가 전공하는 한국사와 중국사, 일본사, 베트남사, 회화사, 문학사, 문화사, 고고학 등을 아우르는 통섭적인 결과물을 만들어냈다.

이들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동남아시아, 인도양, 유럽까지 다룰 뿐 아니라 정치와 경제, 외교, 문화, 사상까지 망라하는 책을 내놓을 수 있었다. 이른바 집단지성의 발휘된 것이다.

책의 저자들은 ‘열려 있는 바다’, ‘경험하는 바다’, ‘공생하는 바다’를 주제로 동아시아 바다를 조명한다. ‘개방’에서는 세계 제국 몽골이 바닷길을 잇고 동서 교류를 촉진한 역사를, ‘경합’에서는 유럽세력이 등장해 동아시아 바다가 지구 전역과 연결된 역사를 소개한다. 이어 ‘공생’에서는 육지의 정치권력 강화와 함께 해양 세력들이 자립성을 상실해 가는 과정을 들여다본다. <민음사·2만원>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