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을 위해 ‘공격’을 선택한 수비형 내야수 황윤호다.

황윤호는 KIA 타이거즈가 ‘수비 강화’를 위해 지난겨울 2차 드래프트를 통해 영입한 선수다.

수비에 특화된 선수지만 황윤호는 이번 오키나와 마무리캠프에서 타격을 먼저 생각했다.

황윤호는 “올 시즌 타격 적인 부분에서 아쉬움이 많다. 초반에는 괜찮았는데 타석에 많이 못 들어가면서 무조건 보여줘야 한다는 생각에 오버 스윙을 했다”며 “캠프에서 폼과 타이밍에 신경 많이 썼다. 정확한 스윙, 좋은 스윙을 하려고 한다. 내년에는 홈런도 치고 타율을 높이고 싶다”고 말했다.

황윤호가 오키나와에서 쉼 없이 방망이를 휘둘렀던 것은 ‘이미지 쇄신’을 통한 ‘기회 잡기’를 위해서였다.

황윤호는 “냉정하게 주전들은 정해져 있다. (주전)형들이 1년 풀타임을 나갈 수는 없으니까 상황이 오면 기회를 잡아야 한다”며 “올 시즌 방망이가 안 됐다. 타격이 안 된다는 이미지를 버리는 게 중요하다”며 “내가 이곳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공격보다 수비라는 것을 안다. 나에게는 수비가 80% 정도다. 나도 수비 자부심이 있지만 이번 캠프에서는 반대로 공격에 80%를 투자했다”고 설명했다.

올 시즌을 돌아봤을 때 홍윤호에게 기억에 남는 두 장면이 있다.

황윤호는 지난 6월 3일 두산 베어스와의 홈경기에서 연장 10회말 2사 만루에서 박치국의 초구를 때려 경기를 승리로 장식하는 끝내기 안타를 터트렸다. 생애 첫 끝내기 안타의 짜릿함을 느꼈던 황윤호는 올 시즌 마지막날에는 잊고 싶은 시간을 보냈다.

지난 10월 16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넥센 히어로즈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김선빈의 부상으로 유격수로 투입된 황윤호는 5회 실책을 기록하는 등 수비에서 잇단 실수를 하면서 고개를 숙였다.

‘안방마님’ 김민식의 실수까지 겹치면서 2-0으로 앞서 있던 KIA는 바로 2-5 역전을 허용했고, 분위기 싸움에서 밀리며 승리를 내줬다.

생애 첫 포스트시즌이었던 야구 인생 최고의 날은 ‘악몽의 날’로 끝나고 말았다.

황윤호는 “내가 가장 자신 있는 부분이 수비였는데 그걸 못했다. 혹시 모를 부상 상황에서의 대수비나 대주자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해서 준비는 했다. 긴장은 안 됐는데 실수를 했다”며 “타구가 빠르고 주자도 빨랐다. 공을 먼저 봐야 했는데 주자를 먼저 봤다. 그러면서 실수를 했다”고 당시 상황을 돌아봤다.

또 “가을 야구 한 경기에서 결정이 나는데 분위기를 넘어오게 했다. 시즌 내내 고생한 팀원들과 감독님, 코치님들에게 너무 죄송했다. 도움이 안 된 것 같아서 너무 미안했다”며 “지금은 잊었다. 후회해도 되돌릴 수는 없는 일이다. 더 잘하겠다는 생각이다. 더 좋은 모습으로 실수를 만회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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