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바 구하기도 어려워졌는데, 물가는 계속 올라 한 끼 떼우기도 힘들어요.”

안모(여·24·광주시 광산구 수완동)씨는 대학을 졸업한 지 1년이 지났지만 아직 일자리를 구하지 못했다. 워낙 취업이 어려워 부모님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용돈이라도 벌어보고자 아르바이트(알바)를 구하고 있지만 여의치 않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알바생 채용을 꺼리기 때문이다. 여기에 물가도 너무 올랐다. 음식 배달비용이 1000~2000원 오른 데다, 음식 값 자체도 인상되면서 한 끼 식사비용이 1만원을 상회한다고 했다.

안씨는 “최저임금이 올라 아르바이트를 구하기 힘들어진 상황에서 외식·식품물가도 너무 올랐다”며 “치킨 1마리에 2만원 선까지 오르는 등 혼자 끼니를 떼우기도 부담스러워졌다”고 말했다.

식품과 외식물가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서민들의 가계경제에 부담을 안겨주고 있다. 매일 그치지 않고 가격인상 소식이 들려오면서 물가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19일 광주지역 유통업계와 외식업계 등에 따르면 지난해 가격인상을 시도하다 철회했던 치킨 프랜차이즈업체 BBQ가 이날부터 가격을 평균 8% 올렸다.

황금올리브는 1만6000원→1만8000원, 통다리바베큐 1만7500원→1만9500원, 서프라이드 치킨 1만8900원→1만9900원으로 각각 인상되면서 치킨 1마리 가격이 2만원 돌파를 목전에 뒀다.

피자헛 역시 지난 16일부터 프리미엄 피자의 리치골드와 치즈크러스트의 가격을 1000원 인상했다. 롯데리아도 최근 와규 오리지널 단품을 8300원에서 8500원으로 인상했고, 소프트콘 아이스크림도 500원에서 700원으로 올리는 등 홈서비스 가격을 평균 4% 올렸다. 지난해 11월 전체 제품 74종 중 버거류 12종과 세트 15종, 디저트류 1종, 드링크류 5종의 판매 가격을 올린 것에 이은 추가 인상이다.

앞서 지난해말 KFC가 치킨, 버거, 사이드, 음료 등을 포함한 24개 메뉴 가격을 100~800원 인상한 바 있으며, 굽네치킨도 지난달부터 1건당 1000원의 배달 이용료를 받기 시작했다.

이처럼 외식업계가 최저인금 인상과 원자재 가격 상승 등을 이유로 잇달아 가격인상에 나서는 상황에서 식품업계의 인상 소식도 잇따르고 있다. 농심의 경우 지난 15일 새우깡·양파링 등 스낵류 54종의 출고 가격을 평균 6.7% 인상, 팔도도 다음달부터 일부 컵라면 제품을 4.7%~9.5% 올린다.

서울우유는 지난 8월 우유 가격을 3.6% 올렸고, 최근 남양유업도 4.5% 가격을 인상했다. 슈퍼마켓에서 파는 해태제과 부라보콘과 롯데제과 월드콘도 이달 가격이 200원씩 인상되는 등 식품물가에 비상이 걸렸다.

실제, 이날 한국소비자가 조사한 ‘다소비 가공식품 가격동향’을 보면 지난 9월 기준 즉석밥(10.4%), 어묵(9.8%), 설탕(7.1%), 시리얼(7.0%) 등 30개 조사 품목 가운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8개 품목의 가격이 상승했다. 호남지방통계청의 소비자물가동향 자료를 봐도 광주와 전남지역 소비자물가는 각각 1.8%, 2.1% 증가했고, 생활물가지수도 2.2%, 2.5% 씩 오르는 등 물가인상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여기에 내년도 최저임금이 올해보다 10.9% 높은 8350원으로 확정되고 광주지역 택시요금 인상도 추진, 한동안 물가인상 여파가 지속될 수 있다는 부정적인 전망에 “내 월급 빼고 다 오른다”는 자조 섞인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날 광주시 서구 한 대형마트에서 만난 가정주부 김현임(42·서구 광천동)씨는 “초등학교에 다니는 아들 2명의 간식을 챙기는 게 만만치 않을 정도로 물가인상 속도가 너무 빠르다”며 “아이들 하루 용돈으로 2000~3000원을 줘도 겨우 과자 한 두 봉지 사먹을 정도로 물가가 너무 올라 부담이다”고 말했다.

/박기웅 기자 pboxer@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