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광주시 광산구 수완동에서 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신모(47)씨는 다음달부터 일부 메뉴의 가격을 인상하기로 했다. 당장 내년도부터 최저임금이 오르고 최근 식품물가도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가격 인상 외에 더 이상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신씨는 “임대료와 인건비에 물가까지 올라 정작 주인이 가져가는 마진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며 “가게를 처분할까 고민했지만 불경기에 선뜻 인수하려는 사람도 없어 어쩔 수 없이 가격인상에 나서게 됐다”고 말했다.

식품·외식업계가 제품 가격과 배달비용 등을 줄줄이 올리면서 물가인상 도미노 현상이 현실화되고 있다. 우유 값 인상에 이어 커피와 라면 등 물가인상 여파가 확산할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까지 다가오면서 내년 초까지 물가인상 행렬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12일 광주지역 유통업계와 외식업계에 따르면 최근 우유 가격 인상에 따른 물가인상 후폭풍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축산동가의 원유 원가가 ℓ당 4원 오르면서 지난 9월 서울우유협동조합이 우유 가격을 3.6% 상당 인상한 것에 이어 남양유업도 지난달 16일부터 우유제품의 가격을 평균 4.5% 올린 바 있다. 여기에 우유 공급처인 서울우유가 가격을 올리면서 국내 1위 제빵프랜차이즈 파리바게뜨 역시 이달 4일부터 흰 우유 등 8개 우유 제품 가격을 평균 10% 상당 인상했다.

우유 값 인상은 곧 커피와 빵 등 전반적인 식품물가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어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실제, 커피 업계에서도 가격 인상을 고려하고 있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상당수 제품에 우유가 들어가는 탓에 공급받는 우유 값이 오르면 전반적인 가격 인상자체가 불가피하고,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건비 부담도 커질 수밖에 없어서다.

광주의 한 커피프랜차이즈 가맹점 점주는 “아직은 우유 값이 제품 가격에 영향을 미치지 않아 당장 가격 인상을 없을 것”이라며 “하지만 국내 유명 커피 프랜차이즈들은 최근 4~6년간 가격을 올리지 않았기 때문에 우유 값과 인건비 인상 여파로 그 어느 때보다 가격 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고 귀뜸했다.

여기에 서민들의 대표 식품인 라면도 일부 품목에 한해 가격 인상소식이 들려오면서 먹거리 물가가 출렁이고 있다.

광주의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한 라면회사가 일부 제품의 가격을 최대 100원 상당 올리겠다고 알려왔다”며 “라면 외에 다른 식품들 가격도 줄줄이 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한국소비자가 조사한 ‘다소비 가공식품 9월 가격동향’을 보면 지난 9월 기준 총 30개 조사 품목 가운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8개 품목의 가격이 상승한 것으로 파악됐다. 즉석밥(10.4%), 어묵(9.8%), 설탕(7.1%), 시리얼(7.0%) 등 상당수 식품가격이 올랐다.

또 내년도 최저임금이 올해보다 10.9% 높은 8350원으로 확정, 광주지역 택시요금 인상도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인건비를 비롯한 전반적인 물가가 오르면 지역 내 영세자영업자 역시 가격 인상에 나설 수 있어 물가인상 여파가 한동안 지속될 전망이다.

박진석 JS컨설팅 대표는 “인건비와 원재료 가격 상승 등 인상 요인이 한번에 찾아오면서 가맹점주들의 가격 인상 요구도 많아지는 상황”이라며 “자영업자 등은 물론, 프랜차이즈까지 가격을 올리는 사례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박기웅 기자 pboxer@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