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작품활동을 시작한 이래 활발한 창작을 해온 최민우 소설가의 첫 번째 장편이 출간됐다.

작가는 한국예술종합학교 서사창작과 전문사 과정을 졸업하고 2012년 ‘자음과모음’ 신인문학상에 당선돼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EBS라디오문학상 우수상을 수상했으며 첫 소설집 ‘머리검은토끼와 그밖의 이야기들’을 통해 독특한 상상력과 흡입력 있는 이야기를 선보였다.

이번에 펴낸 ‘점선의 영역’은 지난 2017년 1월 ‘문학3’ 창간과 함께 웹진의 첫 연재작으로 독자들과 만난 작품이 단행본으로 나온 것이다. 일상에서 흔히 만날 법하게 친근한 인물과 가독성 있는 문체를 활용하면서 환상적이고 미스터리한 요소를 적재적소에 가미하면서도 깊이 있는 문학적 성찰도 담았다.

이야기는 주인공 ‘나’의 할아버지 예언으로 시작된다. 할아버지는 언젠가부터 계시를 받는 듯한 표정으로 일가친척들의 불길한 미래를 예언했다. 그 말들은 예외없이 실현됐는데 할아버지는 임종 직전 ‘나’에게 유언을 남긴다. 이 유언 역시 현실이 될 것인가. 소설의 초반부터 흥미와 자극을 준다.

작은 규모의 비밀스러운 빅데이터 분석 업체에 근무하는 ‘나’는 십수번의 취업 시도 끝에 겨우 얻은 직장에 근무하는 평범한 남성이다. 연인 ‘서진’의 취업준비를 도우며 무난한 사회생활을 이어가던 ‘나’에게 운명의 변곡점 같은 사건들이 이어진다. 차갑고 각박한 현실을 맞닥뜨린 한 청년의 분노로 도시 전체가 마비된다는 흥미로운 설정이 작가의 건조한 문장과 결합돼 독특한 서사를 견인한다.

<창비·1만2000원>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