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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금이 쌈짓돈인가 유치원 비리에 분노한다

2018. 10.29. 00:00:00

광주·전남 시도교육청이 유치원에 대한 감사 결과를 실명으로 처음 공개하면서 비리 행태가 여지없이 드러났다. 유치원 교비로 원장의 빚을 갚거나 차량 유지비와 공과금, 배우자 세금까지 내고 가족들에게 급여를 지급하는 등 공금을 개인 주머닛돈처럼 유용한 사례가 비일비재했다.
광주시교육청은 지난 2013년부터 2017년까지 5년 동안 벌어진 비리에 대해 80개 사립 유치원을 감사했는데, 그중 세 곳을 제외한 77곳에서 194건의 비위가 적발됐다. 전남도교육청도 114개 유치원을 감사해 같은 기간 동안 벌어진 88곳의 비리를 확인했다. 적발된 비위는 회계 부정이 가장 많았다.
광주에서는 근로 계약을 체결하지 않거나 출근도 하지 않은 원장 가족에게 급여를 준 유치원들이 다수 적발됐다. S유치원의 경우 원장 아들에게 2015년 3월부터 이듬해 7월까지 3800만 원의 급여를. I유치원은 계약 서류도 없이 설립자에게 10개월간 인건비 명목으로 2750만 원을 지급했다. Q유치원은 원장 개인이 납부해야 할 대출 비용 1154만 원을 교비로 냈다.
전남 지역 상당수 유치원 원장과 설립자들도 교비와 개인 돈을 구별하지 않았다. 장성 A유치원은 2016년 5차례에 걸쳐 200만 원을 원장 차량 유지비로 지급했고, 목포 B유치원은 설립자와 배우자 차량의 세금이나 과태료 등 121만 원을 교비로 낸 사실이 적발됐다.
공개된 비위 내용을 보면 유치원 원장들이 공적 자금이 투입되는 유치원을 교육 공간이 아닌 비즈니스 무대로 활용한 것 아니냐는 의심이 들 정도다. 학부모들의 분노가 갈수록 커지는 이유다.
이런 상황에서 가장 시급한 것은 사립에 지나치게 의존해 온 유치원 교육의 공공성 강화다. 국공립 유치원의 조기 확충과 함께 사립 유치원의 회계 투명성을 확보하고 정기적인 감사를 제도화해 불법 행위에 대해서는 처벌을 보다 강화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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