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가람혁신도시로 이전한 공공기관들이 광주·전남지역에서 생산된 농산물 구입에 인색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역 균형발전을 위해 혁신도시로 이전함에도 지역 농산물 구입에는 소극적이어서 지역상생을 위한 의지가 없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23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김종회 민주평화당 의원이 농림축산식품부로부터 제출 받은 ‘2017년 공공기관별 지역농산물 구매실적’을 보면 빛가람혁신도시 이전한 공공기관 12곳의 지역농산물 구매실적은 10억2416만원으로 국내 전체 공공기관 333곳의 구매금액 138억6612만원의 7.38% 수준이었다.

한전KDN의 경우 지난해 지역농산물 구매실적이 아예 단 한건도 없었으며, 한국전력거래소는 지역농산물 구매실적이 200만원에 불과했다.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도 562만원이었으며, 사립학교교직원연금공단 842만원, 한국문화예술위원회 996만원 등 구매실적이 1000만원을 밑도는 기관이 12곳 중 5곳에 달했다.

이어 한국인터넷진흥원 3084만원, 한국농촌경제연구원 3478만원, 한국콘텐츠진흥원 6468만원,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1억858만원, 한국전력공사 1억3947만원, 한전KPS 1억4573만원, 한국농어촌공사 4억7407만원 순이었다.

특히, 농산물 생산과 직접 연관이 있는 농업 관련 공공기관인 한국농어촌공사는 전체 구매액의 3%에 불과했고,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도 1%에 그쳤다.

지난 2015년 ‘지역농산물 이용촉진 등 농산물 직거래 활성화에 관한 법률’이 제정되면서 공공기관의 장은 지역농산물 구매실적을 매 회계연도가 끝난 후 3개월 이내에 농림부 장관에게 제출해야 한다. 기획재정부도 지역농산물 구매실적과 구매촉진 활동성과 등을 공공기관 평가에 반영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지방으로 이전한 공공기관이 지역농산물 구매실적을 공표해 지역농산물 이용을 활성화하고 농가소득을 증대시키기 위해서다.

하지만 농산물 직거래법이 시행된 후 지역농산물 구매실적이 처음 집계됐다고 감안해도 구매실적이 없는 기관도 많아 농산물 구매실적이 공공기관 평가에 반영될 수 있도록 관련법이 개정되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실제, 전체 333개 공공기관 중 63%에 달하는 211개 기관의 구매실적이 전무한 상황이다.

김종회 의원은 “혁신도시로 이전한 공공기관이 지역농산물을 사용해 지역 농민들의 소득증대에 기여할 수 있는 만큼 지역과의 상생의지를 보여주는 척도로 지역농산물 구매를 적극적으로 시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기웅 기자 pboxer@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