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형 일자리 완성차 건립 사업’이 무산 위기에 봉착한 가운데 광주에 투자 의향서를 제출한 현대자동차를 놓쳐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한국노총 광주전남본부 등 노동계가 불참 이유로 내놓은 초임 연봉에 대한 오해가 상당부분 해소됐음에도 별다른 반응이 없자 지역 각계는 물론 시민들까지 현대차 투자 유치를 호소하는 등 시민 운동으로 번지고 있는 분위기다. <관련기사 3면>

자동차 공장 및 합작법인 설립이 부품산업이 광산업, 디자인산업, 가전산업 등 기존 지역산업과 시너지를 발휘하며, 지역청년들의 좋은 일자리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기대가 높아지고 있지만 현재로서는 별다른 돌파구가 없기 때문이다.

14일 광주시에 따르면 지난 6월 1일 투자 의향서를 제출한 현대차와 협상을 계속하고 있으나 지역노동계의 이탈로 인해 점차 동력을 상실하면서 이달 말이 사실상 협상 마지노선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3월 7일 광주지역 노사민정협의회가 광주형 일자리 실현을 위한 공동결의문을 내고, 기업 유치에 나서 현대차가 투자의향서를 제출, 신속하게 추진될 것으로 예상됐지만 130일 넘게 지체되고 있는 것이다. 현대차는 당초 광주시와 협상을 신속하게 마무리하고 10만대 생산 규모의 공장을 신축해 2020년부터 경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를 생산·판매하려 했었다. 그러나 일정 차질이 불가피한데다 어렵사리 국내 투자를 결정했음에도 불구하고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면서 노조 등 현대차 내부 반발도 커지고 있다는 것이 그 배경이다.

시는 현대차의 이번 투자가 성공적으로 이루어지면, 자동차 부품클러스터 등 제2, 제3의 투자도 가능할 것으로 보고 ‘지역노동계 달래기’, ‘현대차 붙잡기’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으나 진전은 없는 상태다. ‘광주형 일자리’를 통해 일자리 창출에 나서려했던 문재인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은 안타깝게 현재 상황만을 주시하고 있다.

이에 광주상공회의소를 시작으로, 13개 광주 직업계고 교장단, 광주지역 5개 구청장협의회 등이 잇따라 성명서를 내고 노조의 참여를 호소하기도 했다. 지역노동계가 노동계 입장만을 고집하기보다는 좋은 일자리가 턱없이 부족한 지역 현실을 고려해 현대차의 투자를 받아들이는 분위기를 조성해 가기를 바라고 있는 것이다. 미국, 유럽 주요 도시는 물론 국내 지방자치단체들이 지역 경제 성장, 일자리 창출, 산업 연관 효과 등을 위해 대기업 유치에 나서고 있는데, 광주에 투자 의향까지 보인 세계 굴지의 자동차 대기업을 붙잡아야 한다는 주장이다.

광주 경제는 비정규직 비율이 36.9%에 달하고, 상용근로자 평균임금은 310만2000원으로, 전국 평균(352만1000원)보다 41만9000원이나 적다.

시는 지난달 19일 현대차와 주 44시간 근무에 초임 연봉 3500만원을 지급하겠다는 조건에 합의했으며, 현대 측으로부터 연간 최소 7만대 판매를 보장하겠다는 약속도 받은 상태다.

이병훈 광주 문화경제부시장은 “광주의 미래를 생각할 때 이번 기회는 반드시 잡아야만 한다는 절박함이 있다”며 “지역 전체를, 그리고 지역의 미래를 짊어질 청년이 일자리가 없어 광주를 떠나는 현실을 직시하며 이번 사업의 성공적 추진을 위해 지역 내 모든 지혜를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현석 기자 chadol@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