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이게 부담감이구나 = 앞선 두 번의 아시안게임에서는 느껴보지 못한 양현종의 부담감이었다. KIA 에이스 양현종은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대표팀에서도 에이스로 활약하며 금메달을 견인했다. 양현종은 2010년 광저우, 2014년 인천 대회에도 참가했지만 이번에는 에이스라는 막중한 위치에서 치른 만큼 느낌이 남달랐다. 양현종은 “‘이게 부담감이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어린 후배들을 위해 선물도 해주고 싶었고, 창피한 행동을 안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점점 팀이 하나가 된다는 느낌이 있었고 그 후에 평소처럼 편하게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대회 이후 첫 등판이었던 지난 8일 삼성전에서 6이닝 1실점의 호투로 12승을 올린 양현종은 “경기를 하고 와서 감각은 괜찮았다. 1회 부담이 됐었는데 힘도 있었고 타자들이 잘 해줬다. 공격적으로 하려고 했다”며 “우리 팀의 1승 1승이 중요하다. 우리 선수들도 1승의 소중함을 알고 있고 무조건 가을 잔치를 하겠다”고 언급했다.

▲안타가 나와야 홈런이 나오지 = ‘아홉수’에 빠진 버나디나가 안타까운 사령탑이다. 버나디나는 2년 연속 ‘20(홈런)-20(도루)’에 홈런 하나를 남겨두고 있다. 도루는 27개로 넉넉하지만 지난 8월 12일 SK전 이후 홈런이 나오지 않으면서 기록 달성이 미뤄지고 있다. 취재진으로부터 이에 대한 질문을 받은 김기태 감독은 “요즘 마음이 급한지 퍼 올리고 있다. 안타가 나와야 홈런이 나오는 것이다”고 안타까워했다. 마음 급한 버나디나와 달리 “홈런 타자가 아니다”라고 말하는 최형우는 지난 8일 6년 연속 20홈런이라는 위업을 이뤘다. ‘국민 타자’ 이승엽에 이어 KBO리그 통산 두 번째 기록. 김 감독은 “안타보다 홈런이 많이 나올 수는 없는 것 아닌가. 멀리 보내는 것과 세게 치는 것은 다르다. 안타를 생각하고 치다보면 좋은 타구가 홈런이 되는 것이다”며 “안 아프고 꾸준히 한다는 게 대단하다”고 최형우의 기록을 축하했다. 최형우는 앞선 7일에는 통산 10번째 350 2루타의 주인공도 됐다.

▲그때 홈런왕이셨어 = 9일 훈련 시간에 한승택과 김기태 감독의 특별 미팅이 진행됐다. 김 감독은 야구 선배의 입장에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해주면서 한승택을 격려했고, 마침 김재현 SPOTV 해설위원도 취재를 위해 덕아웃을 찾으면서 두 사람의 대화에 함께 했다. 대화가 끝난 뒤 김 감독은 김재현 위원을 가리키며 “누군지 알지? 고등학생이 막 와서 20-20을 했었다. 얼마나 대단하냐”며 감탄사를 내뱉었다. 김 위원은 “그해 홈런왕이 김기태 감독님이셨다. 25개의 홈런을 치셨다”고 미소를 지었다. KBO리그를 대표하는 두 타격의 대가와 대화의 시간을 가졌던 한승택은 이날 2회 2사 만루에서 좌측 담장을 넘기며, 개인 첫 만루 홈런을 기록했다.

▲괜찮은지 물어봐 줘요 = 9일 훈련이 끝난 뒤 김종국 주루 코치가 취재진을 보고 “(신)범수 괜찮은지 물어봐주세요. 흙 많이 먹었어요”라면서 웃음을 터트렸다. 김상훈 배터리 코치도 “경기장에 흙 다시 채웠다”는 농담을 하며 신범수를 놀렸다. 상황은 전날 7회말에 일어났다. 2사 1루에서 김민식의 대타로 들어간 신범수는 좌중간으로 공을 보내며 2루 베이스를 넘었다. 그리고 3루까지 내달린 신범수는 베이스를 앞에 두고 넘어지면서 턱을 바닥에 부딪혔다. 공보다 손이 빨라 1타점 3루타가 기록됐지만 잠시 턱 상태를 살피느라 경기가 중단됐었다. 신범수는 “영상을 다시 보니까 다리가 풀린 것처럼 보였는데 그건 아니다. 슬라이딩하려고 뒷발을 찼는데 잘 미끄러지지 않았다”며 쑥스러워했다.

/김여울 기자 wool@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