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연승에 실패한 ‘호랑이 군단’이 하루 만에 6위 자리를 내줬다.

KIA 타이거즈가 9일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경기에서 헥터의 부진 속에 5-6 역전패를 기록했다. 전날 3연승을 달리며 삼성을 7위로 내리고, 6위로 올라섰던 KIA는 이날 패배로 다시 순위를 맞바꿨다.

헥터의 삼성전 악몽이 재연됐다.

지난 5월 13일 삼성과의 원정경기에서 3이닝 9피안타 2사사구 2탈삼진 7실점(6자책점)으로 고개를 숙였던 헥터가 이번에도 만루포를 허용하는 등 5이닝 6실점을 하고 물러났다.

앞선 등판은 KIA의 8-7 역전쇼와 함께 해피 엔딩으로 마무리됐지만 이번 결과는 달랐다. 한승택의 개인 첫 만루홈런의 여운을 살리지 못한 게 특히 아쉬웠다.

1회 양 팀 선발 헥터와 백정현이 1회를 삼자범퇴로 마무리했다. 2회초 헥터가 1사에서 박한이에게 이날 첫 안타를 허용했지만 강민호를 삼진으로 돌려세운 뒤 3루수 플라이로 이닝을 종료시켰다.

이어진 말 공격에서 안치홍과 이범호가 2루수 플라이와 중견수 플라이로 물러나면서 2회도 빠르게 지나가는 것 같았다.

하지만 이명기의 우전안타를 시작으로 홍재호와 유재신이 연달아 볼넷을 골라내면서 만루를 채웠다. 그리고 9번 타자 겸 포수로 선발 출장한 한승택이 첫 타석을 맞았다. 초구 볼을 골라낸 한승택은 낮게 들어온 140㎞짜리 직구를 걷어 올려 좌측 담장을 넘겼다. 한승택의 개인 통산 3호 홈런이자 첫 만루홈런이었다.

하위타순의 반란으로 대거 4점을 뽑으며 분위기를 가져왔지만 기쁨은 잠시였다.

4점의 리드를 안은 헥터가 첫 타자 손주인을 삼진으로 처리하면서 3회를 시작했다. 김상수에게 좌전안타를 내줬지만, 박해민을 중견수 플라이로 돌려세우면서 투 아웃. 하지만 남은 원아웃으로 가는 길이 멀었다.

구자욱에게 우전안타, 김헌곤에게 볼넷을 허용하면서 2사 만루 위기를 자초한 헥터는 이원석에게 좌전 안타로 2실점을 했다. 그리고 다시 박한이를 볼넷으로 내보내면서 만루가 됐고, 이번에는 큰 것 한방을 허용했다.

강민호에게 던진 2구째 슬라이더가 좌중월 담장을 넘어가면서 역전 만루포가 됐다.

헥터는 이후 5회까지 책임지고 물러났지만 이미 흐름은 기울었다. KIA는 6회말 2사에서 유재신의 3루타에 이은 대타 정성훈의 우중간 2루타로 1점을 만회하는 데 그치면서 5-6으로 졌다.

이날 패배로 KIA는 삼성에 0.5게임 차 뒤진 7위가 됐고, 5위 LG와는 2.5경기 차로 벌어졌다.

/김여울 기자 wool@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