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 지역 광역·기초 단체장 29명 중 절반가량인 16명이 선거법 위반 등으로 수사나 재판을 받고 있다고 한다. 이중 15명이 공직선거법 위반이며 나머지 1명은 형사사범인 변호사법 위반 혐의를 받고 있다.

선거 사범은 수사 기관에서 6개월 이내에 처리한다는 원칙 아래 비교적 신속하게 수사하고 있어 그나마 다행이다. 현재 함평군수와 광주 광산구청장이 각각 2년씩의 구형을 받고 1심 선고를 앞두고 있다. 하지만 나머지 선거 사범은 아직 구형도 하지 못한 상태다.

민선 7기 단체장들은 지난 6월에 당선된 만큼 올해 안에 재판을 끝내는 것이 바람직하다. 하지만 과거 선거 사범의 경우 대법원에서 100만 원 이상의 벌금형을 선고받으면 직위를 상실하는데, 피고인 측이 질질 끌면서 2~3년이 지나 확정 판결이 나는 사례가 빈번했다. 형사 사범의 경우는 선거 사범처럼 신속 처리 원칙이 없어 임기 막판까지 결론이 나지 않는 경우도 많았다.

위법 단체장에 대한 신속한 수사와 판결이 필요한 이유는 행정 공백 우려 때문이다. 민선 7기가 출범한 지 벌써 석 달째에 접어들었지만 단체장이 수사를 받거나 재판에 계류 중인 자치단체에서는 공약 사업을 제대로 진행하지 못하고 있다. 수사나 판결이 늦어질수록 행정 공백이 길어질 수밖에 없다. 따라서 사법 기관은 최대한 신속한 결론을 낼 필요가 있다.

차제에 주민 혈세로 치르는 재선거 비용 문제도 근본적으로 개선해야 한다. 민선 6기 동안 광주·전남에서 네 명의 단체장이 중도 낙마해 재선거 비용만 67억 원이 들었다. 원인을 제공한 단체장이나 해당 정당에 재선거 비용 부담을 지워야 한다는 여론이 많았지만 아직까지는 실현되지 않았다. 법률 개정을 통해 원인 제공자에게 재선거 비용을 물린다면 혼탁 선거를 막는 것은 물론 무너진 주민들의 자존심도 회복시킬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