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시 자원순환센터 민간투자사업(BTO)이 거듭된 적자 운영으로, 급기야 지난 2일 멈춰섰다.<광주일보 8일자 13면 보도>







자원순환센터는 매립 방식 폐기물 처리 문제의 대안으로 건립됐다. 전체 사업비는 787억원으로, 순천에코그린(대선건설 등 6개사) 민간투자 76억원, 대출금 454억원, 정부지원금 257억원 등을 들여 2014년 4월 준공했다. 순천에코그린이 운영하다가 오는 2029년 순천시에 기부채납하기로 했다.

자원순환센터는 폐기물 처리를 기존 매립 방식이 아닌 고열로 태워 고형연료(SRF)를 생산한다. 고형연료는 지역난방공사나 발전시설에 연료로 다시 쓰인다.

그러나 4년여 운영하면서 적자가 누적돼 결국 문을 닫게 됐다.

순천시는 그동안 순천에코그린 측과 협의를 진행했지만, 중재를 맡은 대한상사중재원이 수요 예측에 따른 위험은 사업시행자가 부담한다는 판단을 내리면서 순천시도 어떠한 지원도 할 수 없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자원순환센터의 가동 중단 책임에는 순천시도 자유로울 수 없다. 순천시는 지난 2014년 1월 순천시 사업장생활폐기물의 공공시설 반입을 금지하는 조례 개정으로 폐기물 반입량이 크게 감소했다. 이 때문에 사업 초기부터 현재까지 적자 운영을 할 수 밖에 없었다.

순천시는 뒤늦게 종량제 봉투에 한해 반입이 가능하도록 조례를 재개정했으나, 사후약방문식 처방이었다는 비판이 뒤따랐다.

순천시의 1일 생활폐기물량은 110여ｔ으로, 이 폐기물이 기존 왕지매립장으로 유입되고 있다. 문제는 왕지매립장의 경우 앞으로 1년~2년이 지나면 더 이상 수용이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폐기물 대란’이 불보듯하다. 하지만 순천시는 왕지매립장 외에 다른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

합리적 해법은 기부채납 시기를 5년가량 늦춰주는 방법이다. 기부채납 시기를 2034년으로 연장하면 운영비가 30% 가량 절감된다는 것이 운영사측의 입장이다. 순천시는 안 된다고만 하지 말고 마음의 문을 열고 협상테이블에 앉아야 한다. 순천시의회 또한 마찬가지다. 무엇이 진정 순천시민을 위한 행정인지 다시 한번 깊이 생각할 때다. /ejkim@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