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 거래와 사법 농단 사태가 국민에게 상당한 충격을 주었다. 특히 상고 법원 설치를 위해 양승태 재판부가 재판에 개입한 문건들이 드러나고 있다. 이 문건 중에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이 일본 정부를 상대로 한 소송, 강제 징용 피해자들의 소송에 까지 재판 거래를 한 정황들이 드러나자 국민적인 공분이 일고 있다.

더욱이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이 일본 정부를 상대로 한 소송에 개입한 정황은 더욱 충격적이다. 발견된 문건에 의하면 여러 가지 시나리오를 가지고 개입을 하려고 한 것으로 보인다. 먼저 한국 법원에 재판권이 없다는 시나리오로 심리를 열지 않은 방안, 두 번째로 재판권은 인정하지만 통치 행위로 간주하는 방안, 세 번째로 일본 정부의 강력한 반발이 있지만 할머니들의 손을 들어주는 방안이 검토되었다. 결국 대법원은 재판권 자체가 성립되지 않는 다는 제 1안을 선택하였고, 2년 6개월 동안 재판이 열리지 않았으며, 이러한 과정 중에 할머니들 중 절반이 세상을 떠났다.

강제 징용 피해자들의 소송에도 개입한 정황이 있다. 사법 정책실 문건에 의하면 법관의 해외 파견 등 여러 가지 목적을 위해 외교부 입장을 반영하여 강제 징용 재판이 열리지 못하도록 계속 속행을 하였다. 외교부 의견의 국외 송달을 핑계로 자연스럽게 재판을 못하게 하였고, 이러한 이유로 5년 동안 심리 불속행으로 재판이 지연된 것이다.

대법원은 상고 법원 설치가 숙원 사업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상고 법원 설치를 위해 재판 개입 또는 재판 거래를 한 정황으로 보이는 문건들이 드러나고 있지만 이러한 상고 법원 설치 자체가 사실은 위헌적인 측면이 많다.

우리나라 헌법 제102조 제2항에 의하면 법원은 최고 법원인 대법원과 각급 법원으로 구성이 되어 있다. 하지만 최종심이 아닌 각급 법원인 상고 법원이 최종 판단을 한다면 이 자체로 위헌이 될 뿐 아니라, 최종심인 대법원에서 재판을 받을 권리인 재판 청구권을 침해한 결과로 이어진다. 나아가 국회 동의 없이 대법원장이 상고 법원 판사를 직접 임명을 하게 되면 이는 국민 주권주의 원리에도 반하게 된다. 이처럼 위헌적인 요소가 상당하고, 사법 농단을 통해 신뢰를 잃은 사태에서 검찰이 청구한 영장마저 줄줄이 기각되자 재판의 공정성이 우려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사법부 농단 사태를 해결하고 사법 개혁을 위해 다음과 같은 점을 제안한다.

먼저 재판의 공정성을 담보하고, 셀프 재판의 우려를 피하기 위해 양승태 대법원장 시절 사법 농단 판단을 위한 특별 재판부가 구성되어야 한다. 국회에서 특별법 제정을 통해 국회와 시민 사회의 추천을 받은 재판부가 구성되고, 국민 참여 재판을 의무화한 특별 재판부가 도입 되어야 한다. 이를 통해 제 식구 봐주기 의혹을 해소하고, 사법부에 대한 불신을 해소해야 한다. 나아가 재판의 독립성과 중립성을 실현하기 위한 제도가 필요하다. 법원 행정처 및 대법원장의 제왕적 기능을 없애기 위해 사법부에 대한 시민 감시 기능을 강화하고, 법원 행정처를 해체하고 사법 행정 총괄 업무를 외부 인사가 참여하는 사법 행정 회의에 맡기는 것도 국민적 합의를 통해 검토해야 할 시기이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사법부의 중립에 대한 법관들의 의지가 아닐까 싶다. ‘본인은 법관으로서, 헌법과 법률에 의하여 양심에 따라 공정하게 심판하고, 법관 윤리 강령을 준수하며, 국민에게 봉사하는 마음가짐으로 직무를 성실히 수행할 것을 엄숙히 선서’하였던 초심으로 돌아가 법률과 양심에 따라 국민에게 봉사하는 마음으로 사법부에 대한 신뢰를 바로 세우고, 사법 농단을 통해 드러난 국민들의 의혹을 해소하는 것이 가장 우선 되어야 할 것이다. 이를 통해 국민의 공정한 재판을 받을 헌법적 권리가 바로 세워지길 간절한 마음으로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