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타이거즈의 ‘잠수함’ 임기영이 전반기 마지막 경기에서 반전의 무대를 꿈군다.

임기영은 12일 마산구장에서 열리는 NC 다이노스와의 경기에서 선발로 나서 전반기 마지막 등판을 소화한다. 팀은 물론 임기영에게도 많은 의미가 담긴 등판이다.

이미 ‘전반기 5할’의 꿈은 무산됐지만 KIA는 전반기 최종전 승리로 마지막 자존심을 지켜야 한다. 기분 좋게 올스타 휴식기를 보내고 후반기를 도모할 수 있는 승리가 필요한 위기의 팀. 임기영도 전반기의 부진을 털어내고 새 마음으로 후반기를 준비할 수 있는 계기가 필요하다.

2017시즌 히트 상품이었던 임기영은 마음과 다른 올 시즌을 보내고 있다. 어깨부상으로 스프링캠프를 제대로 치르지 못했고, 4월 21일 첫 등판과 함께 뒤늦게 시작한 시즌에서도 만족스러운 결과를 내지 못했다.

14경기에 나온 임기영은 5.43의 평균자책점으로 5승 6패 1홀드를 기록했다. 이 중 2승은 불펜으로 잠시 자리를 옮겼던 6월에 기록했다. 전체적인 세부 지표도 지난해 보다 떨어졌다.

지난 6일 LG와의 홈경기에서 타선의 도움 속에 승리투수가 되기는 했지만 5회(4실점)를 던지는 데 만족해야 했다. 임기영의 주무기인 체인지업의 움직임은 좋았지만 직구의 힘이 떨어지면서 어렵게 이닝을 풀어갔다.

임기영은 “전체적으로 타자들이 체인지업을 노리고 들어오니까 의식이 많이 된다. 지난 등판에서 체인지업은 좋았는데 직구가 안 되니까 어렵게 경기를 했다”며 “길게 가야 하는데 투구수가 많아지면서 많은 역할을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배짱투’로 언급되던 임기영이지만 올 시즌에는 상황이 다르다. ‘마음’이 임기영의 고민이다. 준비했던 것에 비하면 만족스럽지 못한 결과와 아시안게임에 대한 욕심이 임기영의 머리를 복잡하게 한다.

임기영은 “직구가 잘 안 되니까 마운드에서 생각이 많다. 또 지난해 좋았으니까 올해 중요하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그만큼 준비도 잘 했는데 부상이 오고, 초반부터 잘 안돼서 생각도 많아지고 예민해졌다”며 “위기가 오면 한 번에 무너지는 모습이다”고 말했다.

또 “마운드에서 혼자 급하다. 지난 등판에서도 타자들이 점수를 뽑아주니까 지켜야 한다는 생각에 마음만 급했다”며 “아시안게임도 의식이 된다. 생각하지도 못했는데 대표팀에 선발됐다. 뽑히지 못한 선수들이 잘하고 있는데 내가 잘 못하는 것 같아서 더 잘해야 한다는 마음이 강하다”고 덧붙였다.

만족스럽지 못한 전반기를 보냈지만 임기영은 ‘위기의 팀’을 이끌어 가야할 마운드의 주축 선수다. 오는 8월에는 한국을 대표하는 투수로 아시안게임에서도 역할을 해야 한다.

임기영은 “머리를 비우고 차분하게 경기를 하자는 마음인데 마운드에 올라가면 달라진다. 자신감 가지고 경기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전반기 마지막 등판에 대한 각오를 다졌다.

/마산=김여울 기자 wool@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