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인에게 히잡이 남성 중심적 교리를 강제하는 수단으로 이해되는 반면, 인도네시아 무슬림 여성에게 그것은 교리를 주체적으로 해석하고 실천하는 영역이었다.”

‘히잡은 패션이다’는 인도네시아 무슬림 여성의 미에 대한 생각과 실천을 담았다.

강원대학교 문화인류학과 교수인 저자 김형준은 현장에서 만난 인도네시아 무슬림 여성을 통해 히잡이 어떻게 패션이 되었는지를 보여준다. 2000년대 들어 연예인 사이에서 히잡이 유행하고 중상류층 여성에게 고가의 히잡이 인기를 끌면서 패션으로서의 히잡이 의복산업에서 중요해지기 시작했다. 이와 함께 히잡과 일상복의 결합이 확대되면서 이를 지칭하는 ‘히잡 가울’ 즉 ‘젊은 여성이 친구와 함께 외출할 때 착용하는 복장’이라는 의미의 신조어도 등장했다.

책은 ‘히잡, 무슬림 여성의 옷’, ‘이슬람과 히잡’, ‘인도네시아 히잡의 역사적 전개: 2000년대까지’, ‘히자버, 패션으로서의 히잡’, ‘질붑, 히잡과 미적 표현의 자유’, ‘현장에서 본 히잡, 의존성과 행위자성 사이에서’, ‘현장에서 본 히잡, 착용과 미착용의 다의성’ 등 총 7개의 장으로 구성됐다.

흥미로운 점은 외부로 드러나지 않는 부분에 대한 높은 관심이다. 히잡 착용으로 인해 노출은 제한되지만, 보이지 않는 부분, 예를 들어 머리털은 얼굴만큼이나 주목을 받는 관리 대상이었다. 이와 함께 내적인 미를 특히 강조한다. 종교를 삶의 원칙으로 받아들이고 내적 차원을 종교적으로 강조하기 때문에 그들은 아름다움을 거론할 때 내면의 미를 빼놓지 않고 언급한다.

<서해문집·1만6000원>

/전은재 기자 ej6621@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