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로도토스의 ‘역사’와 투키디데스의 ‘펠로폰네소스 전쟁사’에서부터 유발 하라리의 ‘호모 사피엔스’까지.

2500년의 시간 동안 동서양 역사가들이 남긴 역사서를 통해 ‘역사란 무엇인가’ 질문을 던지는 책이 출간됐다.

유시민의 새 책 ‘역사의 역사’ (History of Writing History)는 ‘역사서로의 여행’을 떠나려는 이들에게 의미있는 책이다.

‘역사는 사실을 기록하는 데서 출발해 과학을 껴안으며 예술로 완성된다’고 말하는 저자는 역사 서술은 ‘사실을 기록하는 작업이자 사회 변화의 원인과 과정을 과학적으로 연구하는 활동이며 어떤 대상의 과거에 대한 이야기를 만드는 창작 행위이기도 하다’고 설명한다.

책에서는 역사가 16명이 쓴 18권의 역사서를 다루고 있다.

사마천의 ‘사기’, 이븐 할둔의 ‘역사서설’, 카를 마르크스의 ‘공산당 선언’, 후란시스 후쿠야마의 ‘역사의 종말’, 에드워드 H. 카의 ‘역사란 무엇인가’, 오스발트 A,G 슈펭글러의 ‘서구의 몰락’, 토인비의 ‘역사의 연구’, 새뮤얼 헌팅턴의 ‘문명의 충돌’, 제래드 다이아몬드의 ‘총, 균, 쇠’ 등이다.

국내 역사서로는 박은식의 ‘한국통사’와 ‘한국독립운동 지혈사’, 신채호의 ‘조선상고사’, 백남운의 ‘조선사회경제사’를 만난다.

저자는 이 책의 성격을 ‘역사 르포르타주’(Reportage·르포)로 규정했다. 저널리즘(사실 보도), 역사 서술(과거 사건에 대한 이야기), 문예 창작(예술적 감정 표현)을 넘나드는 문학장르로 ‘세계를 뒤흔든 열흘’, ‘중국의 붉은 별’ 등을 예로 들었다.

그는 각각의 역사서에서 직접 발췌, 요약하고 번역한 문장들을 통해 이야기를 풀어나가며 우리가 역사를 바라보는 시각 등에 대한 다양한 길을 열어준다.

저자는 “책을 읽으며 흥미로운 역사의 사실을 아는 즐거움을 얻었고 사실 사이의 관계를 이해하는 기쁨을 누렸다. 더불어 저자가 역사의 사실과 논리적 해석에 덧입혀 둔 희망, 놀라움, 기쁨, 절망감, 원망과 같은 인간적·도덕절 감정이 더 귀하게 다가왔다”며 “역사의 매력은 사실의 기록과 전승, 그 자체가 아니라 시간과 공간을 뛰어넘어 생각과 감정을 나누는 데 있다”고 말한다.

돌베개와 ‘카카오페이지’는 저자가 책을 집필하면서 생각하고 느꼈던 이야기들을 편안히 털어놓은 특별인터뷰 영상을 공동제작, 카카오페이지 앱을 통해 지난 25일부터 4주간 제공 중이다.

<돌베개·1만6000원>

/김미은 기자 mekim@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