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지검이 회고록에서 고 조비오 신부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기소한 전두환(87) 전 대통령의 재판이 광주에서 진행돼야 한다고 재판부에 요구하고 나섰다.

광주지검이 이례적으로 이송반대 사유를 조목조목 짚어가며 재판부 이송 신청을 강도 높게 반대함에 따라 전 전 대통령이 5·18민중항쟁 현장인 광주에서 직접 법의 심판대에 오를지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24일 광주지검에 따르면 이날 광주지법에 전 전 대통령의 재판부 이송 신청에 반대하는 의견서를 냈다.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전 전 대통령에 대한 재판은 28일 오후 2시 30분 광주지법 제202호 법정에서 열릴 예정이다.

하지만, 전 전 대통령은 이번 첫 재판을 앞두고 지난 21일 광주지법에 건강 문제와 관할 위반을 들어 광주가 아닌 서울에서 재판을 받게 해달라고 재판부 이송 신청을 냈다.

이와 관련해 검찰은 전 전 대통령 재판부 이송 반대 사유로 ▲회고록이 광주에서도 배포됐기 때문에 관할권이 광주에도 있다 ▲피고인(전두환)이 명예훼손 등을 부인하는 상태여서 증거조사가 필요하다 ▲5·18 당시 헬기사격 등을 목격한 증인 40여명이 광주에 있다 ▲헬기사격 현장인 전일빌딩 등 증거조사가 필요하다 ▲회고록 관련 민사재판이 광주에서 진행 중이다 등 5가지 이유를 들었다.

재판부는 일단 전 전 대통령 출석·이송 신청에 대한 결론 여부와는 관계없이 첫 재판은 광주에서 그대로 진행할 방침이다. 재판은 무작위로 전산 배당돼 광주지법 형사8단독 김호석(41·사법연수원 33기) 판사 심리로 진행된다.

한편, 전 전 대통령은 지난해 4월 펴낸 회고록에서 헬기 사격을 목격한 고 조비오 신부의 증언을 거짓이라고 주장, 조 신부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지난 3일 불구속 기소됐다.

/박진표기자 luck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