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불교 최대 경축일인 대각개교절(大覺開敎節·28일)을 앞두고 장덕훈<사진> 광주전남교구장은 “작금의 시대는 정신이 쇠약해 물질의 노예를 면치 못하는 형국”이라며 “마음의 힘을 길러 어지러운 난국을 헤쳐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오는 28일은 원불교 창시자인 소태산 박중빈이 오랜 구도 끝에 깨달음을 얻은 날로, 원불교에서는 개교(開敎)의 의미를 담고 있다. 특히 이 날은 원불교 교도들의 공동생일을 기념하는 날이기도 하다.

최근 광주시 동구 궁동 예술의 거리에 자리한 광주교당에서 이뤄진 광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장 교구장은 “마음의 힘을 기르기 위해서는 진리적 종교의 신앙과 사실적 도덕의 훈련으로 정신세력을 확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장 교구장은 “원불교에서는 행복한 세상을 낙원세계라 칭하는데 ‘세계’라는 말처럼 혼자서는 결코 행복할 수 없다”며 “우리가 살아가야 할 이 세계는 나와 네가 더불어 사는 세상”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내년 100주년을 맞는 법인성사(法認聖事)에 대한 견해도 밝혔다. 법인성사는 원불교 창립 당시 아홉 명의 제자들이 소태산 대종사를 따라 기도를 올린 결과 나타난 백지혈인(白指血印) 증표를 기념하는 날이다.

“법인의 의미는 거듭 태어나는 데 있어요. 이를 토대로 다른 이들을 향한 봉사, 배려 그리고 창생을 위한 제도사업에 힘써야합니다.”

대각개교절을 하루 앞두고 열리는 27일 남북 정상회담에 대해서도 기대를 피력했다. 또한 이후 열리는 북미정상회담의 성공을 염원한다는 뜻도 전했다.

장 교구장은 “우리나라는 물고기가 변하여 용이 되는 어변성룡(魚變成龍)의 나라이다. 장차 세계의 정신적 지도국이 될 것”이라면서 “극하면 변하듯 이제 서서히 통일의 바람이 부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한 “통일을 위해서는 서로를 인정하고 소통하고 교류해야 한다”며 “통일의 희망이 보여 기쁘고 이 기회를 잘 살려 평화의 길로 나아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장 교구장은 오늘을 사는 젊은이들에게도 물음이 있는 삶을 살 것을 주문했다. 일상에서 진정한 행복은 무엇이며, 만물의 영장으로 태어난 가치와 보람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인생이 허망하지 않으려면 돌아봄의 시간을 가져야 합니다. 자신의 삶을 주체적으로 살아가는 사람은 항상 바꾸고 고쳐가는 데서 발전이 이루어지니까요.”

/박성천기자 skypark@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