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남자 스피드 스케이팅 미래가 밝다. ‘맏형’ 이승훈(대한항공)의 분전 속 ‘동생’ 김민석(성남시청), 차민규(동두천시청)이 깜짝 메달 행진이 성공적인 세대교체를 알렸다.

남자 스피드 스케이팅팀이 연일 기대 이상의 성적을 쏟아내고 있다.

시작에는 대표팀의 ‘맏형’ 이승훈이 있었다.

이승훈은 남자 5000m에서 중간 순위 1위에 오르기도 하는 등 기대를 뛰어넘은 5위의 성적을 작성했다. 이승훈은 또 1만m에서 12분55초54에 결승선을 통과하며 지난 2011년 자신이 작성했던 한국 신기록을 갈아치우며, 4위에 랭크되기도 했다.

이승훈이 불을 지핀 대표팀의 레이스는 김민석이 가속도를 붙였다.

그는 남자 1500m에서 1분44초93의 기록으로 동메달을 목에 걸면서 우리나라는 물론 아시아 선수 최초로 올림픽 1500m 시상대에 올랐다.

차민규의 질주는 더욱 놀라웠다.

차민규는 지난 19일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500m 경기를 34초42에 마무리하면서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차민규가 작성한 34초42는 올림픽 신기록이었다.

금메달이 눈에 보이는 것 같았지만 이후 등장한 노르웨이의 호바르 로렌첸(34초41)이 다시 올림픽 신기록을 갈아치우는 바람에, 차민규의 메달 색이 바뀌었다. 금메달과 은메달까지의 차이는 불과 0.01초였다.

금메달이 아닌 은메달에 만족해야 했지만 스포트라이트 밖에 있던 차민규의 눈부신 질주로 남자 스피드 스케이팅의 미래는 더 밝아졌다.

올림픽 무대를 통해서 성공적인 세대교체를 알린 남자 대표팀에게는 ‘영광의 순간’이 더 남아있다.

한국 장거리 스피드스케이팅의 중심인 이승훈이 후배들을 이끌고 남자 팀추월 사상 첫 메달 사냥에 나선다.

이승훈은 ‘동메달리스트’ 김민석, ‘17살의 막내’ 정재원(동북고)과 남자 팀추월 대표팀을 꾸려 21일 강릉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서 뉴질랜드를 상대로 4강전을 벌인다. 이 경기에서 한국이 뉴질랜드를 앞서면 은메달이 확보된다

2014 소치 동계 올림픽에서 은메달을 지휘했던 이승훈은 안방에서 더 높은 자리를 올려본다. 이승훈과 김민석이 이번 대회 스타트를 잘 끊었고, 앞선 경기에서 “관중들의 응원이 큰 힘이 됐다”고 언급했던 만큼 뜨거운 응원까지 더해진다면 충분히 금메달을 노려볼 수 있다.

대표팀은 18일 열린 8강전에서 ‘장거리 빙속 황제’ 스벤 크라머르가 이끄는 네덜란드를 누르고 전체 1위로 4강에 진출했다. 덕분에 까다로운 네덜란드와의 대진을 피해 4강전을 치르게 됐다.

팀추월에 이어서 이승훈과 정재원은 매스스타트에서 다시 한번 시상대를 노린다.



/평창동계올림픽 취재단=

김여울기자 wool@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