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희철 광주시 지속가능발전협의회 부장 도시·지역개발학 박사]누구도 소외되지 않게 하자!
2018년 02월 21일(수) 00:00 가가
불과 반세기 전, 전 세계의 도시에 거주하는 사람은 10억 명에 불과하였다. 유엔 해비타트는 2016년 보고서에서 도시 지역에 거주하는 인구는 40억 명으로 추산하였다. 또 2030년 세계 도시 인구의 60%인 50억 명이 도시에 거주할 것이고, 인구 1000만 명 이상 메가시티가 41곳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과거에는 도시를 그저 사람이 많이 모여 살고, 일하는 공간으로 간주했지만, 이제는 전혀 새로운 차원의 위기의 장소가 되고 있다. 과거의 도시 문제는 일부 대도시에 국한되었다. 그런데 너무 많은 사람들이 도시에 계속 모이기 때문에 도시의 구조적 불균형에서 비롯되는 주택, 토지, 위생, 교통, 공해, 실업, 안전 등에 관한 도시 문제가 점차 전 지구적 문제로 확산되고 있다.
이 현실을 해결하기 위해 최근 등장한 문구가 있다. “단 한 사람도 소외되지 않아야 한다.” 마치 민간단체의 구호나 캠페인 문구처럼 느껴진다. 그런데 이 말을 지금 도시 문제를 고민하는 국제 사회가 함께 내세우고 있다. 환경, 도시계획, 복지, 아동 청소년 심지어 문화에서도 동일한 생각을 이야기한다.
2월 초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유엔 해비타트가 주관하는 제9회 세계 도시 포럼이 열렸다. 이 포럼은 전 세계에서 2만5천 명이 참여하여, 2015년 UN에서 193개국이 채택한 지속 가능 발전 목표(SDGs)의 11번째 목표인 ‘지속 가능한 도시’에 대해 전 지구적 현황을 살펴보고, 2016년 10월 채택한 UN 해비타트의 새로운 도시 의제(New Urban Agenda)에 대한 이행 상황을 상호 확인하기 위해 열렸다.
필자는 이 포럼에 도시 계획과 주거 분야에 관심을 갖고 참여했다. 다른 도시와 지역은 지금 어떤 이야기를 하고 이 문제 해결을 위한 방안을 고민하고 있는지 궁금했기 때문이다. 국제 사회의 이 논의가 언뜻 듣기에 우리와는 전혀 상관없는 딴 세상의 이야기 갔지만, 내용을 살펴보면 바로 우리의 삶과 직결되는 이야기로 가득하였다.
모든 도시가 유사하게 겪고 있는 문제로서 열악한 교통 인프라, 빈약한 공공 서비스, 빈곤, 부의 양극화, 낮은 여성 고용률과 같은 도시 문제가 나열되었고, 해결을 위한 논의가 계속되었다. 포럼의 주요 키워드는 ‘포용’과 ‘회복’, 그리고 ‘성평등’이었다.
사실 이 주제는 최근 국제 사회에서 도시를 논할 때 가장 많이 나오는 단어이다. 딱히 포럼의 주제를 모두가 합의하여 이렇게 잡은 것도 아니지만, 수백개의 회의가 바로 이 주제로 이뤄졌다. 각 도시가 고민하는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을 자신들 고유의 지역적 특색을 가미하여 새로운 모델을 제시하였다.
개막식 기조 연설은 3명의 여성이 했다. 유력한 정치인은 아니었고, 모두가 하나같이 도시에서 정책을 만들고, 실천 운동을 하는 정점에 선 인물들이었다. 혹자는 보여주기 식이라고 비판할 수 있지만, 세계가 여성을 바라보는 하나의 모습이고, 그만큼 여성의 역할을 기대하고 있다는 반증이다. 이 모습이 특이해서 바로 SNS에 소개했더니, 지인이 바로 이렇게 답을 주었다. “도시의 획일성과 폭력성을 상쇄하고 유연성과 회복력을 담보할, 여성성과 모성으로의 여성 리더들이라 생각되니 고개가 끄덕여지네”라고 말이다.
이 포럼의 각 장면에서 알 수 있듯이 국제사회도 이제 지속 가능 발전이나 국제 연대 활동을 단순한 최빈국이나 개발도상국의 원조 차원에서 벗어나고 있다. 도시가 대부분의 인류가 거주하는 생활의 장이 되면서, 모두가 살아남기 위한 전략의 관점에서 도시를 보기 시작한 것이다.
우리가 사는 광주에 대해 생각해 본다. 우리는 도시의 성장과 발전에 관해 이야기하면서, 너무도 쉽게 4차 산업 혁명이나 스마트 도시를 이야기한다. 과학 기술로 가득찬 도시를 그린다. 미래 도시에 대한 희망과 함께 우리가 이 변혁에 가까운 변화에 적응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런데 세계는 지금 과학 기술로 가득한 삭막한 도시를 이야기하지 않는다. 과학 기술을 통한 편리한 삶을 내세우는 우리와는 달리 더불어 함께 사는 도시를 이야기 한다. 심지어 스마트 도시를 이야기 할 때, 정보 기술에서 소외되는 사람들로 인한 ‘디지털 격차’를 최소화하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는 기본 원칙도 말한다.
이 포럼에 참여하면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혹시 우리는 나만, 또는 내 가족만 잘 적응하며 살면 된다고 생각하지 않는가. 우리 사회는 나 또는 내 가족만으로 이뤄지지 않는다. 우리 모두가 잘 살지 않으면, 우리 사회나 우리 광주의 존재 의미는 사라진다. 우리 모두를 위해서는 모두를 위한 삶을 고민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누구도 소외되지 않게 하겠다’는 국제 사회의 합의는 우리 광주에도 큰 반향을 주는 말이다. 우리에게 필요한 진정한 변혁은 모두가 함께 살아가는 토대를 만들고, 누구도 소외되지 않는 사회를 만드는 것에서 출발하지 않을까.
과거에는 도시를 그저 사람이 많이 모여 살고, 일하는 공간으로 간주했지만, 이제는 전혀 새로운 차원의 위기의 장소가 되고 있다. 과거의 도시 문제는 일부 대도시에 국한되었다. 그런데 너무 많은 사람들이 도시에 계속 모이기 때문에 도시의 구조적 불균형에서 비롯되는 주택, 토지, 위생, 교통, 공해, 실업, 안전 등에 관한 도시 문제가 점차 전 지구적 문제로 확산되고 있다.
2월 초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유엔 해비타트가 주관하는 제9회 세계 도시 포럼이 열렸다. 이 포럼은 전 세계에서 2만5천 명이 참여하여, 2015년 UN에서 193개국이 채택한 지속 가능 발전 목표(SDGs)의 11번째 목표인 ‘지속 가능한 도시’에 대해 전 지구적 현황을 살펴보고, 2016년 10월 채택한 UN 해비타트의 새로운 도시 의제(New Urban Agenda)에 대한 이행 상황을 상호 확인하기 위해 열렸다.
사실 이 주제는 최근 국제 사회에서 도시를 논할 때 가장 많이 나오는 단어이다. 딱히 포럼의 주제를 모두가 합의하여 이렇게 잡은 것도 아니지만, 수백개의 회의가 바로 이 주제로 이뤄졌다. 각 도시가 고민하는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을 자신들 고유의 지역적 특색을 가미하여 새로운 모델을 제시하였다.
개막식 기조 연설은 3명의 여성이 했다. 유력한 정치인은 아니었고, 모두가 하나같이 도시에서 정책을 만들고, 실천 운동을 하는 정점에 선 인물들이었다. 혹자는 보여주기 식이라고 비판할 수 있지만, 세계가 여성을 바라보는 하나의 모습이고, 그만큼 여성의 역할을 기대하고 있다는 반증이다. 이 모습이 특이해서 바로 SNS에 소개했더니, 지인이 바로 이렇게 답을 주었다. “도시의 획일성과 폭력성을 상쇄하고 유연성과 회복력을 담보할, 여성성과 모성으로의 여성 리더들이라 생각되니 고개가 끄덕여지네”라고 말이다.
이 포럼의 각 장면에서 알 수 있듯이 국제사회도 이제 지속 가능 발전이나 국제 연대 활동을 단순한 최빈국이나 개발도상국의 원조 차원에서 벗어나고 있다. 도시가 대부분의 인류가 거주하는 생활의 장이 되면서, 모두가 살아남기 위한 전략의 관점에서 도시를 보기 시작한 것이다.
우리가 사는 광주에 대해 생각해 본다. 우리는 도시의 성장과 발전에 관해 이야기하면서, 너무도 쉽게 4차 산업 혁명이나 스마트 도시를 이야기한다. 과학 기술로 가득찬 도시를 그린다. 미래 도시에 대한 희망과 함께 우리가 이 변혁에 가까운 변화에 적응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런데 세계는 지금 과학 기술로 가득한 삭막한 도시를 이야기하지 않는다. 과학 기술을 통한 편리한 삶을 내세우는 우리와는 달리 더불어 함께 사는 도시를 이야기 한다. 심지어 스마트 도시를 이야기 할 때, 정보 기술에서 소외되는 사람들로 인한 ‘디지털 격차’를 최소화하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는 기본 원칙도 말한다.
이 포럼에 참여하면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혹시 우리는 나만, 또는 내 가족만 잘 적응하며 살면 된다고 생각하지 않는가. 우리 사회는 나 또는 내 가족만으로 이뤄지지 않는다. 우리 모두가 잘 살지 않으면, 우리 사회나 우리 광주의 존재 의미는 사라진다. 우리 모두를 위해서는 모두를 위한 삶을 고민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누구도 소외되지 않게 하겠다’는 국제 사회의 합의는 우리 광주에도 큰 반향을 주는 말이다. 우리에게 필요한 진정한 변혁은 모두가 함께 살아가는 토대를 만들고, 누구도 소외되지 않는 사회를 만드는 것에서 출발하지 않을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