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달이 사는 광주천, 생물 다양성 회복의 증표
2018년 02월 13일(화) 00:00

[박경희 광주전남녹색연합 사무국장]

광주천에 수달이 산다. 수달은 천연기념물 제330호이자 멸종위기종으로 지정되어 보호되고 있는 야생 동물이다. 얼마 전부터 광주천을 산책하다 수달을 만났다는 시민들의 이야기를 어렵지 않게 들을 수 있고, 언론을 통해서 종종 광주천 수달이 얼굴을 알리기도 한다.

지난해 10월 광주전남녹색연합은 시민들과 함께 광주천 수달 조사를 진행했다. 30여명의 시민들이 매주 광주천 전 구간을 직접 걸으며 수달의 배설물과 발자국을 찾아다녔다.

광주천이 시작되고 있는 무등산 아래 용연마을부터 영산강과 합류하는 지점까지 광주천의 전 구간에서 89점의 배설물과 3점의 발자국을 발견했다. 이번 조사에서 수달의 흔적이 매주 같은 지점에서 반복적으로 나타나고 있다는 것을 확인했고 이를 통해 광주천이 단지 이동 통로가 아닌 수달이 잠자리를 가지고 서식하고 있는 ‘서식지’일 가능성이 높아졌다.

그동안 광주천은 무등산과 영산강을 잇는 생태 통로로 무등산에 살고 있는 수달이나 황룡강, 영산강에 살고 있는 수달의 이동 통로로 이용되고 있다고 추정했다. 하지만 이번 조사결과를 통해 수달이 광주천에서 자고 먹고 쉬면서 살고 있다는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다.

수달은 하천을 따라 살아가는 동물이다. 보통 10㎞의 활동 반경을 가지는데 수달 서식지는 하천을 따라 일차원적인 직선 형태를 갖는다. 다른 동물들이 가로×세로의 면적 단위의 공간을 이용하는 것과 다른 특성을 가지고 있다. 수달을 보았다는 사람들이 많아서 수달이 많이 분포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 서식 개체수는 매우 낮은 특성을 보이는 것도 단지 물길만 따라 서식하는 수달의 특성 때문이다.

이처럼 물길을 따라 선형으로 서식하는 수달은 다른 세력권을 가진 수달 집단들간의 충돌이 더 잦을 수밖에 없다. 서식 공간이 좁을 경우 충돌을 피하기 위해 더 멀리 이동해야 하고 새끼가 자라 독립을 하기 위해서도 이동을 해야 한다. 그래서 수질이 악화되어 고립되거나 인공 시설물로 인해 이동에 어려움이 없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고립은 바로 멸종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수달은 하천의 최고 포식자로 수생 생태계 먹이 사슬의 제일 꼭대기에 있다. 따라서 수달은 그 지역의 수환경의 건강도를 판단할 수 있는 수환경 지표종이다.

광주천에 수달이 산다는 것은 광주천의 생물 다양성이 회복되고 있다는 긍정적인 지표이다. 하지만 광주천으로 들어오는 지류 하천이 거의 대부분 복개되어 있고, 물길은 직강화되어 있어 수달이 숨거나 서식하기에 어려움이 많은 것이 또한 현재 광주천의 모습이다.

무등산에도 수달이 살고 있다. 무등산에 사는 수달이 광주천으로 내려와 먹이 활동을 하고 있는지 확인이 필요하다. 광주천 상류 아파트 건설이나 인공시설물 등 여러 이유로 수달이 내려오지 못한다면 고립과 근친 교배로 멸종 위기에 처하게 될 것이다.

광주전남녹색연합은 작년에 이어 올해도 광주천 수달 조사를 이어간다. 특히 올해는 유전자 조사를 함께 진행할 계획이다. 무등산에 사는 수달과 광주천에 사는 수달이 같은 종인지 아닌지 알아보는 한편, 무등산에 살고 있는 수달이 광주천으로 이동하고 있는지 유전자 조사를 통해 확인하려고 한다. 수달이 무등산에서 또 광주천에서 고립되지 않고 살 수 있도록, 수달이 사는 광주천이 될 수 있도록 시민과 함께 만들어갈 것이다.

무등산과 영산강을 잇는 생물 다양성의 핵심축인 광주천이 다양한 생물들의 서식 공간이자 이동 통로가 될 때 광주의 생물 다양성은 증진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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