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1년 철학자 이정우는 3부작으로 구상한 역작 ‘세계철학사’의 첫째 권 ‘세계철학사 1:지중해세계의 철학’을 펴냈다. 당초 1년에 한 권씩 3년에 걸쳐 완간하겠다는 계획이었다. 이번에 1권 이후 7년 만에 둘째 권 ‘세계철학사 2·아시아세계의 철학’을 발간했다.

한국 철학자가 쓴 최초의 세계철학사라는 그 자체만으로도 대단한 일이다. 저자가 세계철학사를 쓰고자 한 데에는 단순히 철학의 역사를 정리하는 것에 있지 않았다. “비서구를 전근대로 보는” 편견을 타개하고 허울 좋은 ‘글로벌 스탠더드’를 넘어 진정한 보편성을 찾고자 하는 의욕이 강했다고 한다. 특정 문명과 언어권에 갇혀 있던 반쪽 사유만을 배태했던 기존 철학사를 극복하고 “객관성과 보편성에 한발 더 가까이 간 진정한 세계철학사”라고 할 수 있다.

저자는 2권에서 동북아와 인도의 철학을 살펴본다. 인도 자체의 맥락을 놓고 볼 때 인도 철학은 인도-유럽어라는 언어적 측면에서나, 논리학·인식론의 발달 같은 사유의 양태에서나 지중해세계의 철학에 가깝다고 본다. 그러나 철학사적 전개 과정을 볼 때 인도철학(핵심적으로 불교)은 동아시아로 전파돼 세계의 일부로 자리잡았다는 것이다.

2권의 특징은 ‘비교철학’의 성격을 띤다고 볼 수 있다. 이는 개별적인 비교 연구가 아니라 지중해세계의 철학과 아시아세계 철학을 전체적으로 비교한다는 데 의미가 있다. 물론 아시아세계 내 여러 철학 전통들 사이의 비교도 있지만 아시아세계의 철학 전체를 지중해세계의 철학과 비교하는 것이 핵심이다. 〈길·4만원〉

/ 박성천기자 skypark@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