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환경단체들이 현재 교육부 등에서 진행하고 있는 학교 석면 철거작업에 대해 부실 공사 우려를 제기하고 나섰다.

30일 광주환경운동연합과 환경보건시민센터에 따르면 2016년 6월말 기준 전국 2만856개 초·중·고교 중 66.9%인 1만3956개 학교가 건립 당시 석면을 사용했다. 이중 1209개 학교가 올 겨울방학을 이용해 석면 제거 작업을 벌인다.

올해 신학기 개학 전인 오는 3월까지 광주에서는 40개 학교(초 16·중 12·고 11·특수 1)가, 전남에서는 37개 학교(초 19·중 8·고 10)가 석면을 제거할 예정이다.

하지만 환경연합은 동시에 1000개가 넘는 학교가 공사를 하다보니 엄격하게 공사원칙을 준수하거나 숙련된 업체를 확보하기가 쉽지 않다고 지적한다.

실제 지난 여름방학 때 공사한 전국 1226개교 중 410개 학교에서 공사 후 석면잔재가 남아있었다.

광주는 19개 학교 중 12개 학교(63.1%), 전남은 85개 학교 중 19개 학교(22.3%)에서 공사 후 석면이 검출됐다. 전국 17개 교육청 중 광주는 5번째, 전남은 10번째로 석면검출이 많았다.

이 조사는 개학 후에 진행돼 수만명의 학생과 교사들이 석면에 노출된 것으로 추정됐다. 또한 육안으로 석면조각을 확인하는 수준의 조사여서 나머지 석면조각이 검출되지 않은 학교라도 실제로는 석면먼지에 오염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환경연합 측은 설명했다.

환경부 등 관계 부처는 오는 2월초까지 작업 학교를 규모별로 나눠 전수 점검에 들어간다.

석면해체 면적 기준 대규모(2000㎡초과) 현장은 고용노동부가, 중간 규모(800∼2000㎡)는 환경부와 지자체가, 소규모(800㎡미만)는 교육부(교육청)가 각각 담당한다.

점검 결과 석면해체·제거업자 또는 석면해체 작업 감리인이 업무를 소홀히 하거나 작업기준을 준수하지 않는 등 위반사항이 발견되면 작업중지 또는 형사고발 등 엄중히 조치할 계획이다.

석면공사가 진행 중인 학교에서는 학교장의 책임 아래 공사기간 동안 학교 석면건축물안전관리인 또는 석면 공사 관리자가 매일 공사현장을 확인하고, 일일점검표를 작성해야 한다.

석면해체·제거 공사가 완료되는 2월 중순에는 한국환경공단과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등 석면전문기관이 학교관계자, 학부모 등과 함께 ‘석면 잔재물 조사’도 진행한다.

잔재물 조사는 겨울방학 공사 학교의 10%를 지역별로 무작위로 선정하고 학부모가 참여해 조사과정의 신뢰성과 투명성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환경연합 관계자는 “교육청은 석면철거 현장을 전수 점검하고 학부모와 교사, 시민단체와 함께하는 현장 감시 체계 등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용희기자 kimyh@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