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도의 한 선착장에서 경운기 추락사고로 5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이번 사고는 급경사가 심한 제방도로에서 일어났는데, 행정당국의 안전불감증이 빚어낸 인재(人災)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마을 주민들이 그간 추락 사고에 대비해 도로 양쪽에 가드레일을 설치해 달라는 민원을 제기해왔기 때문이다.

18일 완도해경 등에 따르면 지난 17일 오후 4시46분께 완도군 약산면 사동항 인근 제방도로에서 윤모(80)씨가 몰던 경운기가 5m 아래 바다로 추락했다.

이 사고로 경운기 화물칸에 타고 있던 장모(여·78)씨와 박모(여·77)씨 등 2명이 머리 등을 크게 다쳐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운전자 윤씨와 동승자 전모(70)씨 등 나머지 3명도 다쳐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사고 장소는 돌·콘크리트로 조성된 높이 5m·너비 4m의 제방도로로, 경사 50∼60도의 ‘C자’ 형태로 굴곡진 길이었다. 마을 주민들은 주로 이 제방도로를 이용, 집과 바닷가 작업장을 오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운전자 윤씨는 바닷가에서 감태 작업을 마친 마을 주민 4명을 경운기에 태우고 작업장에서 2.5㎞∼3㎞ 떨어진 마을로 가던 중이었다.

주민들은 그간 해당 장소에서 안전사고가 자주 발생한 점을 고려해 행정당국에 제방도로 양쪽에 가드레일을 설치해 달라는 민원을 수차례 제기한 것으로 파악됐다.

해경은 윤씨가 커브길에서 경운기를 몰고 가던 중 미끄러지면서 사고가 난 것이 아닌가 보고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 중이다.

/완도=정은조기자·전남주재총괄본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