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출발하는 KIA 타이거즈 선수들이 새 각오를 다지며 카메라 앞에서 환하게 웃었다.

17일 챔피언스필드가 모처럼 북적거렸다. 이날 KIA 선수들은 실내 연습장에서 새 시즌에 사용할 프로필·팬북 사진과 전광판에 노출된 영상 촬영을 했다.

19일까지 3일 동안 진행될 이번 촬영의 스타트는 ‘아기 호랑이’들이 끊었다.

새해가 시작된 뒤 함평 챌린저스필드에서 훈련을 해온 신인들은 이날 유니폼을 곱게 차려입고 카메라 앞에 섰다. 프로에서의 첫 프로필 촬영에 신인들은 어색해하면서도 밝은 표정이었다.

2018 신인 드래프트에서 2차 1번으로 ‘호랑이 군단’의 일원이 된 세광고 출신의 좌완 김유신은 “이렇게 유니폼을 입고 프로필 촬영을 하니 정말 프로에 온 게 실감이 남고 기분이 좋다”며 “내 목표는 신인왕이다. 타이거즈의 두 번째 신인왕이 되겠다는 각오로 올 시즌을 준비하겠다”고 프로 첫해를 앞둔 소감을 밝혔다.

후배들을 맞은 고졸 2년 차 유승철은 “유신이가 중학교(순천이수중) 후배다. 프로에 왔다고 예전과 달리 깍듯하게 대한다(웃음). 함께 프로에서 야구를 하게 돼서 좋다”고 웃었다.

신인들 만큼이나 긴장된 표정으로 촬영장을 오간 ‘이적생’도 있었다. 2차 드래프트를 통해 NC 다이노스에서 건너온 내야수 황윤호가 어색한 표정의 이적생이었다. KIA의 고민인 유격수 백업 후보로 주목받는 그에게는 새 팀에서의 첫 일정이었다.

“모든 게 어색하다”며 웃은 황윤호는 “처음 소식을 듣고 나에게 기회라고 생각했다. 큰 실수 없는 수비가 내가 어필할 수 있는 부분이다. 실전에서 더 강한 편이다. 적은 나이도 아니고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올 시즌 기회를 잡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새 출발에 대한 각오를 언급했다.

‘예비역’이 된 문경찬에게도 새로운 경험이었다. 문경찬에게는 입단 후 첫 촬영이기도 했다. 지난 2015년 프로에 입단한 문경찬은 이해 1월 교통사고를 당하면서 카메라 앞에 서지 못했다. 그리고 프로데뷔전 선발승 주인공으로도 주목을 받았던 문경찬은 2015시즌이 끝나고 바로 입대를 하면서, 이번 겨울 처음 프로필 촬영을 하게 됐다.

문경찬은 “신인 때 교통사고가 나서 사진을 찍지 못했다. 그동안 내 프로필 사진은 합성 사진이었다. 나중에 대만 캠프에서 얼굴 사진만 찍어서 합성했다(웃음). 올 시즌 챔피언스필드에 내 등장 영상이 많이 나올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새 번호를 단 선수들도 있었다. 우완 박지훈이 39번에서 신인 시절에 사용했던 37번으로 바꿔 포즈를 취했고, 좌완 임기준도 56번이 아닌 26번이 새겨진 유니폼을 입었다. 운동을 위해 챔피언스필드에 나온 양현종은 “26번이 상당히 잘 어울린다”며 임기준의 촬영을 지켜봤다.

지난해와 촬영과는 다른 변화도 있다. 바로 유니폼이다. ‘디펜딩 챔피언’으로 2018시즌을 보내게 된 KIA 선수들은 왼팔에 우승 엠블럼을 달고 당당히 포즈를 취하게 됐다.

/글·사진=김여울기자 woo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