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광주에는 10㎝가 넘는 눈 폭탄이 쏟아지는 등 7년 만에 가장 많은 눈이 내렸다. 이날 오후 5시 현재 광주에 내린 눈은 14.9㎝로, 2010년 12월 30일(21.3㎝) 이후 1일 기준 가장 많은 적설량이다.

호남과 충청을 뒤덮은 이번 서해안 대설은 이 일대의 전형적인 강설 특징이 모처럼 나타났기 때문이다.

서해안 일대는 겨울철이면 찬 대륙성 고기압이 확장되면서 상대적으로 차가운 북서풍과 따뜻한 서해 바닷물의 온도차, 즉 해기차로 눈구름이 형성돼 한꺼번에 많은 눈을 뿌리는 패턴을 보인다.

이번에도 지난 8일부터 찬 대륙성 고기압의 확장으로 북서쪽으로부터 한기가 내려왔으며, 이 찬 공기가 서해 바다를 지나면서 해기차 때문에 눈구름이 급속하게 형성됐다.

다만, 같은 서해안이라고 해서 다 같은 현상을 보이는 것은 아니다.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의 경우 호남·충청 지역보다는 적설량이 적은 게 일반적이다.

이는 중국에서 내려오는 북서기류가 바다를 거쳐 호남이나 충청 쪽으로 흐르는 현상 때문인데, 지형상 이 기류가 경기만 쪽으로 꺾여 들어가지 못해 같은 바람이 불어도 서해안 대설과는 달리 눈 구름대가 발달하기 어렵다는 게 기상청의 설명이다.

한편, 모처럼 쏟아진 대설로 광주·전남에서는 교통사고와 낙상사고 등 눈 관련 사고가 잇따랐다.

10일 새벽 4시 40분께 호남고속도로 순천시 승주읍에서 1t 트럭이 가드레일을 받아 2명이 다쳤고, 같은 시간 광주시 북구 일곡동 한 도로에서도 승용차가 눈길에 미끄러지며 가로수를 들이받아 2명이 부상을 입는 등 하루 종일 크고 작은 사고가 이어졌다.

앞서 지난 9일에도 오후 6시 40분께 화순군 이양면 이양교차로 인근 도로에서 아반떼 승용차가 눈길에 미끄러지며 뒤따라 오던 관광버스와 충돌하는 등 18중 추돌사고가 발생했으며, 같은 날 밤 9시 25분께 광주 광산구 비아동 비아 육교 인근 장성 방면 도로에서는 택시 등 6대가 연속으로 부딪히는 사고 등이 났다.

/김용희기자 kimyh@kwangju.co.kr

/김한영기자 young@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