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철 법무법인 법가 대표 변호사 대한변협 청년특위 위원장]초심(初心)
2018년 01월 08일(월) 00:00
한 해가 시작됐다. 매년 맞이하는 새해지만, 매번 새 꿈을 꾸게 한다. 특히 새해 1일은 불과 하루 전, 12월 31일과는 다른 마음을 먹는 것이 신기하다. 1월 1일을 맞이하는 마음가짐으로 1년을 살 수 있다면 무엇이든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 적도 있다. 매일을 초심(初心)처럼 산다면 말이다.

나는 불혹이 거의 다 돼 변호사라는 직업을 갖게 됐다. 적은 나이가 아님에도 처음 법정에 서는 날 얼마나 떨리던지.

법정 나가는 것이 긴장되고 떨린다고 같은 법인에 계신 여든이 다 되신 노(老) 변호사님께 푸념을 했던 적이 있다. 그랬더니 ‘아 이 사람아! 나도 아직 떨리는데 당연하지!’라고 말씀하시며 허허 웃으셨다.

이분이 팔순의 연세가 되도록 변호사 생활을 계속해 올 수 있었던 것은 바로 그런 긴장감의 유지, 즉 처음과 같은 마음을 유지할 수 있었기 때문이었겠구나 싶었다.

이제 법정도, 검·경 등 수사기관도 익숙해져 출정이나 출석이 처음만큼 긴장되지는 않는다. 그럼에도, 업무를 하면서 항상 직접 의뢰인을 상담하려하고, 기록을 꼼꼼히 읽고 재판이나 서면을 준비하는 것은 변호사 선배가 선문답처럼 깨우쳐 주신 롱런(long run)의 비밀 때문이다.

비단 변호사라는 직업이나 업무가 아니더라도 우리는 흔히 긴장 없는 반복적 일상을 경계함 없이 살아가곤 한다.

새해부터 공부나 운동을 열심히 하겠다는 학생, 아이들이 건강하고 바르게 자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선생님, 가족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따뜻하게 말을 건네겠다고 하는 부모, 시민들에게 더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공무원, 낮은 자세로 국민을 섬기겠다는 정치인. 모두 처음 그 신분이 되었을 때나 새 업무연도가 시작되었을 때 먹었던 마음가짐을 유지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초심을 유지하지 못하는 것은 대체로 나태함에 기인하지만, 욕심에 눈이 가려지는데 이유가 있는 경우도 종종 있다.

나태함으로 인한 피해야 개인의 손해로 끝날 터이지만, 욕심에 초심이 흔들리면 주변 사람에게까지 피해를 주게 된다. 특히 공익과 관련한 일을 하는 사람이 그런 실수에 빠지게 되면 그 피해는 가늠하기 힘들어진다.

공익적인 성격이 강한 변호사 업무를 수행하면서 사무실을 운영하기 위해, 먹고 살기 위해 때로는 정도(正道) 이상으로 이익(利益)에 치우친 적은 없는지 반성해 본다.

처음 변호사가 되었을 때 자랑스럽게 되뇌던 ‘변호사는 인권 옹호와 사회정의 실현을 사명으로 한다.’는 변호사 윤리 선언을 소홀히 하지 않았는지 돌아본다. 그리고 올 한 해도 변호사의 사명을 잘 지켜나가겠다고 다짐해 본다.

올해는 지방선거, 개헌(改憲) 문제 등 굵직한 정치 이슈가 꽤 많다. 어쩌면 많은 정치인들은 국민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국민만 보고 가겠다던 초심이 정치공학적인 계산에 따라 심하게 흔들리는 것을 경험하게 될지도 모른다.

부디 순간의 개인적인 영달이 아닌, 롱런하는 방법을 택하길 바랄 뿐이다. 또 정부와 여당, 대통령은 정권을 창출했을 때 그 무엇보다 국민의 삶을 먼저 챙기겠다던 초심을 잊지 말고 민생에 정책 초점을 맞춰주길 기대한다.

‘네가 헛되이 보낸 오늘은 어제 죽은 이가 그토록 갈망하던 내일이다.’라는 꽤나 유명한 명언이 있다. 처음 시작할 때 가졌던 바른 마음가짐과 희망을 간절하게 하루하루 쌓아가는 한 해가 되길 희망해 본다.

광주일보 독자 여러분도 하루하루가 새해 첫날과 같이 항상 희망차기를 기원한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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