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와 완도를 비롯한 남해안 해수면이 매년 상승하고 있는데다 그 속도도 점차 빨라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 인해 생태계의 보고인 갯벌이 줄어드는 것은 물론 해안 침식에 따라 태풍과 해일 피해가 급증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해양수산부 국립해양조사원에 따르면 지난 1989년부터 2016년까지 해수면 변동 추이를 분석한 결과 남해안은 매년 평균 2.48㎜ 상승하고 있다. 지역별로는 완도 바다가 매년 1.84㎜, 여수는 1.06㎜ 높아졌다. 특히 거문도 인근은 해마다 4.43㎜씩 상승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남해안에서 가장 높은 상승 폭을 보였다.

남해안 해수면 상승은 연간 0.13㎜의 가속도가 붙을 만큼 속도 또한 가팔라지고 있다. 이에 따라 평균 해수면 높이는 지난해 말 167.5㎝로, 최근 10년간 평균보다 2.2㎝ 높게 나타났다. 목포와 흑산도 등 서해안도 매년 1.47㎜ 높아져 예외는 아니었다. 우리나라 전체로 봤을 때 해수면은 연평균 2.96㎜ 상승했다. 이는 전 세계 평균값인 연간 2.0㎜보다 높은 수준이다.

바닷물의 표면이 급격히 상승하는 데는 산업화에 따른 온실가스의 증가로 지구 온난화가 심화되는 것이 큰 원인으로 꼽힌다.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증가해 수온이 상승하면서 바닷물 부피가 느는 것이다. 이에 따른 피해는 이미 현실화되고 있다. 전국 갯벌의 60%를 차지하는 전남 갯벌 면적은 1987년 1179.1㎢에서 2013년 1044.4㎢으로 11.4% 감소했다. 해안 침식으로 저지대 주민들의 안전도 위협받고 있다.

해수면 상승에 대비하지 않을 경우 태풍이나 해일이 발생할 때 피해가 커질 수밖에 없다. 장기 관측 자료를 토대로 원인을 규명하고 대책을 선제적으로 수립해야 한다. 시민들도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하지 말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