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정당과 통합론을 놓고 당내 갈등을 빚고 있는 국민의당이 2008년 ‘김대중(DJ) 전 대통령 비자금 의혹’ 사건까지 겹치면서 안철수 대표의 입지를 더욱 좁히고 있다.

허위사실로 결론 난 DJ 비자금 의혹 사건의 제보자가 안 대표 측 인사로 통하는 박주원 당 최고위원으로 보도된 뒤 그에 대한 비난이 연일 터져 나오고 있다.

천정배 전 대표는 지난 9일 페이스북에서 “박 최고위원은 자신의 말대로 즉시 (해당 보도를 한 언론사를) 명예훼손으로 고소해야 한다”며 “검찰 등 수사로 이 추악한 정치공작의 진실을 명백히 밝히고 관련 범죄자를 엄벌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검찰은 2010년 주 전 의원을 통해 제보자가 박주원 전 정보관이라는 사실을 알고도 왜 진상파악에 나서지 않았을까”라고 의문을 제기하면서 “법무부가 감찰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회 법사위 국민의당 간사인 이용주 의원도 지난 8일 입장문을 내고 “박 최고위원은 불법정치공작에 가담한 경위를 명명백백하게 밝히고 최고위원직에서 즉각 사퇴해야 한다”며 “유가족을 비롯한 국민 앞에 즉각 석고대죄하라”고 비판했다. 또 “당이 진상조사를 통해 출당조치 등 강력하게 조치하라”며 전날 최고위원-국회의원 연석회의에서 결정한 당원권 정지보다 높은 수준의 징계를 요구했다.

당 일각에서는 바른정당과의 통합 논의에 힘을 싣던 박 최고위원이 궁지에 몰리면서 안 대표의 중도통합론 역시 힘을 잃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그럼에도, 안 대표는 10일에도 호남에서 통합론 행보를 계속했다.

안 대표는 지난 9일 무안 전남도당에서 열린 당원 간담회에서 “저도 큰 충격을 받았다”며 “진실을 규명하는 대로 엄중하게 대응할 생각이다”고 말했다.

/박지경기자 jkpark@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