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의 채무액이 1조원에 육박하고 있다. 도시철도2호선 건설, 세계수영대회 개최, 공원일몰제 토지보상 등 각종 대규모 사업 추진에 따른 것이긴 하지만 재정위기 현실화가 우려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10일 광주시가 시의회에 제출한 연도별 채무현황에 따르면 채무잔액은 2011년 7476억원을 기록한 뒤 2012년 7532억원, 2013년 7987억원, 2014년 8922억원, 2015년 9754억원, 지난해 9550억원에 이른다.

하계유니버시아드 개최로 2015년에 채무가 급증했다가 지난해 다소 줄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다. 또 하계유니버시아드 경기장 시설비로 2012년부터 해마다 최소 40억원, 많게는 620억원의 빚이 늘었다. 전년 대비 증가액도 2012년 56억원, 2013년 455억원, 2014년 935억원, 2015년 832억원 등으로 해마다 수백억원에 이른다.

연평균 증가율이 6.11%로, 2013년 중기재정계획에서 설정한 3.70%를 크게 웃돌고 있다.

전체 예산 가운데 채무비율도 2011년 20.75%, 2012년 20.65%, 2013년 20.07%, 2014년 21.50%, 2015년 21.69%, 2016년 21.5%로 20%대 초반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세계수영대회가 열리는 2019년에는 채무액이 1조166억원을 기록, 사상 처음으로 1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여기에 도시철도 2호선 1단계 구간이 완공되는 2022년에는 채무잔액이 1조1645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됐다.

문제는 향후 추가 채무가 쌓일 수 밖에 없다는 점이다. 세계수영대회의 경우 총사업비 1935억원 중 순수 시비만 714억원이 필요한 상황이고, 도시철도 2호선도 국비와 시비 부담비율이 6대 4여서 총사업비 2조원 중 8000억원 상당을 시민 혈세로 메워야 할 처지다. 또한 군공항 이전 사업비와 이전부지 개발을 비롯해 공원일몰제 토지보상비, 어등산관광단지와 송정역복합환승센터 개발과 관련해서도 막대한 시비 투입이 예상되고 있다.

복지 예산도 갈수록 커지고 있어 빚을 갚을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 새 정부 첫 복지예산이 처음으로 140조원을 돌파하면서 광주시와 5개 구청은 수백 억원에 이르는 매칭 사업비를 마련해야 할 상황이다.

재정자립도는 전국 최하위면서 복지예산은 전국 최고 수준인 광주로선 재정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광주시의회 이정현(국민·광산1) 운영위원장은 “국내 17대 특광역시도 중 광주가 3번째로 부채 비율이 높고 도시철도2호선 등 추가로 채무 부담이 커지고 있어 장기적인 대책을 세워야 한다”면서 “안정적인 예산 운영을 위해서 채무를 10%대로 낮추는 작업을 시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채무경감 대책으로 매년 발생하는 순세계잉여금을 추경재원으로만 사용하지 말고 순세계잉여금의 50%를 지방채무 상환금으로 확보해 채무를 줄여 재정건전성을 확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광록기자 kroh@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