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총회에서 호남 의원들에게 대표직 사퇴촉구를 받으며 코너에 몰린 안 대표가 23일부터 원외로 눈을 돌려 통합론 세몰이에 나섰다. 원내 기반이 취약한 만큼 원외위원장, 일반 당원 등 원외 지지기반을 결속시켜 통합 반대측 의원들을 압박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경우에 따라서는 바닥민심과 당헌당규를 무기로 바른정당과의 통합 찬반을 묻는 전당원 투표를 감행해 승부를 보겠다는 방안도 선택지에 올려뒀다는 분석도 당 안팎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이에 박지원 전 대표 등 통합 반대파 의원들은 “원내 정치(의원 다수 결정)를 부인하는 것은 의회정치를 부인하는 것이다. 지금이라도 바른정당과의 통합을 멈추라”고 경고하면서 통합에 반대하는 의원들과 함께 평화개혁연대로 맞서겠다는 의지를 재차 드러냈다.

안 대표는 이날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의원들의 정책연구모임인 국민통합포럼이 주최한 조찬 세미나에 바른정당 유승민 대표와 나란히 참석, “정책연대를 정기국회 기간에 보여줘야 하며 오늘이 그 시작점”이라고 통합의지를 다졌다.

특히 이날 오후 원외위원장과 간담회에서는 당 통합에 우호적인 여론이 많아 의원총회에서 의원들에게서 사퇴촉구를 받으며 코너로 몰렸던 안 대표는 다소 자신감을 회복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 싱크탱크인 국민정책연구원은 이날 통합론 관련 추가 여론조사 내용을 발표하며 통합 드라이브에 힘을 실었다.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18∼19일 전국 유권자 105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95% 신뢰수준, 표본오차 ±3.0%포인트), 국민의당이 바른정당과 통합할 경우를 가정한 지지율은 19.2%로 더불어민주당(47.5%)에 이어 2위에 올라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통합포럼을 주도하고 있는 친(親)안철수계 이언주 의원은 이날 KBS 라디오에 출연, “군사독재의 잔존세력, 산업화 세력과 민주화·운동권 세력이 대립해온 정치를 타파해야 한다”며 중도통합을 당의 노선으로 제시했다.

호남 중진들은 이에 대해 ‘통합 불가론’ 재천명하면서 반(反)안철수 기조를 분명히 했다. 박지원 전 대표는 이날 오후 광주일보와 통화에서 “원내 정치(의원 다수 결정)를 부인하는 것은 의회정치를 부인하는 것”이라며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바른정당과의 통합을 멈추라”고 강하게 경고하고 나섰다.

유성엽 의원은 페이스북 글에서 안 대표의 통합 드라이브로 인한 안팎의 상황을 가리켜 “정치초년병의 무모한 대권욕이 빚은 처참한 참상”이라고 안 대표를 정면비판했다.

/김형호기자 kh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