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믿어요 날아오르죠 울지마 내동생 형아를 믿어봐 내등에 업혀 눈을 꼭 감아 마음 속으로 기도해.”

유·스퀘어 문화관 동산아트홀에 ‘슈퍼맨’을 위한 노래가 울려 퍼진다. 관객석은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기꺼이 슈퍼맨이 되겠다는 내용을 담은 ‘힐링 뮤지컬’을 보러온 중·고등학생, 부모님과 청소년, 연인들로 가득 찼다.

시한부 판정, 빚쟁이에 쫓기는 청년 세입자, 지적장애가족, 그리고 달동네의 서민 생활….

뮤지컬 ‘달을 품은 슈퍼맨’은 서울 동대문과 근처 달동네를 배경으로 한다.

이야기의 중심은 윤도현, 우현 형제 가족이다. 의사의 실수로 정신연령이 7세 아이에 불과한 우현은 망토만 두르면 슈퍼맨이 될 수 있다고 믿는다. 음악적 재능이 뛰어난 우현의 동생 도현은 시한부 인생을 살고 있다. 이들과 함께 달동네에 살며 한국의 아름다운 모습을 사진으로 남기는 일본어 강사 도요타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하고 연기자의 꿈을 키워가는 배우 지망생 안경도 등장한다. 이들은 소위 말하는 ‘흙수저’다. 당장 눈앞에 밝은 미래가 그려지지는 않지만 이들 모두 선한 마음과 꿋꿋한 의지를 지니고 있다.

작품은 우현이 지적장애를 얻게 된 사연과 납치사건, 작은아들에 대한 의문의 질병진단, 써니의 밴드 멤버로 합류한 미스터리한 여인의 등장 등 여러 사건이 한데 엮여있지만, 이것들은 한편으로 웃음의 소재로 활용된다.

작은 무대를 종횡무진 하는 배우들의 에너지는 현실 속 시름을 잊게 만들기에 충분하다. 달동네 사람들의 인생살이를 엿보면서 한참을 웃다 보면 어느새 마음 한 켠이 따뜻해지는 것을 느끼게 된다.

공연은 12월31일까지 열린다. 평일 오후 7시 30분, 토요일·크리스마스는 오후 3시와 오후 7시, 일요일 오후 3시. 티켓가격 4만 원. 문의062-360-8433.

/전은재기자 ej66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