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타이거즈의 최형우가 7번째 한국시리즈 무대에서 반전을 노린다.

최형우는 KIA의 2017 정규시즌 우승의 핵심 인물이었다. 올 시즌 고향팀 유니폼을 입고 새 야구 인생을 시작한 최형우는 말 그대로 KIA의 해결사였다. 경험 많은 최형우가 4번 자리를 지켜주면서 타선의 시너지 효과도 놀라웠다.

한국시리즈를 앞두고 가장 KIA가 노심초사 들여다보고 있는 핵심 선수 역시 최형우다.

최형우는 고민 많은 가을을 보내고 있다. 지난 9·10월 최형우는 91타수 21안타, 0.231의 타율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이 기간 홈런도 하나밖에 기록하지 못하면서 ‘3할-30홈런-100타점’의 목표를 이루지 못했다. 올 시즌 최형우는 0.342의 타율로 120타점을 올렸지만 홈런이 26개에서 멈췄다.

최형우의 부진 속에 KIA는 시즌 막바지 두산 베어스의 숨 막히는 추격에 쫓기며, 시즌 최종전에서야 1위를 확정할 수 있었다. 설상가상 최형우는 허리가 좋지 않아 한국시리즈 대비 연습경기를 완벽하게 소화하지 못했다. 결과도 좋지 못했다.

앞선 19일 야간 홍백전이 끝난 뒤 최형우는 그라운드를 떠나지 못했다. 이날 경기에서도 침묵한 그는 이범호, 안치홍과 특타를 자처해 방망이를 돌렸다.

텅 빈 그라운드에는 최형우의 한숨과 탄성이 가득했었다.

공을 놓친 뒤 한숨을 쉬기도 했고, 빗맞은 타구가 나오면 자신의 머리를 때리며 자책을 하기도 했다. 펜스 맞는 큰 타구를 날리고도 ‘원하는 방향으로 타구를 보내지 못했다’며 울상을 짓기도 했다. 훈련이 끝난 뒤 그라운드에 드러누운 최형우는 “모든 게 좋지 않다”면서 허공에서 방망이를 돌리는 동작을 취하는 등 감잡기에 주력했다.

다행히 최형우는 특타 후 치른 지난 21일 마지막 홍백전에서 연습경기 첫 안타에 이어 멀티히트로 타점도 올리며 한숨을 돌렸다.

최형우에게는 이번이 7번째 한국시리즈다. 전 소속팀이었던 삼성 라이온즈가 2010년부터 2015년까지 내리 한국시리즈 왕권에 도전하면서 최형우는 특별한 가을을 보내왔다. 고향팀에서 또 다른 ‘가을 잔치’를 준비하고 있지만 유난히 힘든 가을이다.

“이 시기에 컨디션이 좋았던 적이 없다”며 한숨을 쉰 최형우는 “그래서 한국시리즈를 준비하면서 많이 치는 편이다. 특타를 할 수밖에 없었다”고 한국시리즈 준비 과정에 관해 이야기를 했다.

또 최형우는 “두산의 저력을 무시할 수 없다. 선수들이 풀어가는 능력이 있다. 우리 팀은 경험이 없다. 쉽지 않은 승부일 것이다”면서도 “하지만 그 순간에 누가 더 집중하느냐에 따라서 결과가 달라진다. 순간순간 어떤 상황에 알아서 움직이는 선수가 나올 것이다. 집중해서 내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글·사진=김여울기자 woo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