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이 국정감사 와중에도 정계개편 논의로 요동치고 있다.

22일 정치권 관계자들에 따르면 현재는 물밑에서만 정계개편 논의가 진행되고 있지만 이달 말 국정감사가 끝나면 논의가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호남에 지역적 기반을 두고 있는 국민의당이 통합·연대 논의의 중심이 되고 있어 연말 광주·전남지역 정치권은 정계개편 논의로 시끄러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까지 가장 논의가 많이 진행된 시나리오는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 통합파 의원들이 결합하는 ‘보수진영 부분 통합’이다. 여기에 최근에는 중도개혁을 표방한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자강파 간의 통합 모델이 정치권 이슈로 급부상했다. 민주당과 국민의당의 연대 또는 연정도 여전히 거론되는 시나리오 중 하나다.

◇국민의당·바른정당 통합=국민의당 안철수 대표 측이 강력하게 추진하면서 최근 급부상한 시나리오다. 두 당의 협력모델로는 통합·정책연대·선거연대 등 세 가지가 있다. 이중 통합은 안 대표 측이 통합 시너지효과가 가장 크다는 여론조사 결과를 토대로 추진하고 있다. 바른정당 측에서도 부정적 반응은 나오지 않고 있다.

하지만, 두 정당의 지역적·이념적 기반이 다르다는 점이 걸림돌이다. 바른정당 내 대표적 자강파인 유승민 의원은 이에 대해 ‘개혁보수 원칙에 동의하지 않는 사람들과 정당을 같이 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한국당과 통합에 부정적인 발언이지만 국민의당과 통합에 긍정적 발언도 아니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특히 국민의당 호남 중진들이 강한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고 광주·전남의 지역정치권에서도 부정적 시각이 우세한 편이어서 국민의당 내부에서 합의를 끌어내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때문에 안 대표가 바른정당과 통합을 무리하게 추진하면 당이 깨질 수 있다는 관측까지 나온다.

따라서 양당이 우선은 정책연대 수준으로 접점을 찾아가는 과정을 거칠 것이란 시각도 있다. 또 내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선거연대를 이루자는 주장도 있다. 수도권 등 약세지역에서 시너지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민주당·국민의당 연대=민주당은 여야정협의체나 개혁입법연대를 통해 국민의당과의 협력을 모색하고 있다. 국회에서 각종 개혁 과제를 처리하려면 국민의당 협조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국민의당 내에서도 호남지역 중진들을 중심으로 협의체 필요성에 공감하는 목소리가 있지만 장기적으로 협력 체제를 유지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지방선거 때는 호남 표심을 놓고 경쟁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장관 자리 일부를 국민의당에 주고 협력 관계를 형성하는 ‘연정’을 거론하는 목소리도 있지만, 힘을 받지는 못하고 있다. 더욱이 안 대표가 여권에 대립하는 노선을 견지하고 있어 연대와 협력의 여지는 더 줄어들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호남지역민 사이에선 국민의당이 여권과 협력 관계를 유지하면서 사안별로 견제를 해야 한다는 주장이 더 많은 편이어서 국민의당 지도부의 선택이 주목된다.

◇보수진영 부분 통합=바른정당 10명 이내 의원들이 탈당 후 한국당에 합류하는 시나리오다. 통합에 찬성하는 의원들은 이미 수차례 모임을 통해 11월13일 바른정당 전당대회 이전에 합친다는 공감대를 형성한 상태다.

특히 한국당이 지난 20일 윤리위원회를 열어 박근혜 전 대통령과 서청원·최경환 의원에 대한 탈당 권유를 의결해 통합 전제조건도 어느 정도 충족됐다.

문제는 바른정당 내 자강파 의원들의 강력한 통합 반대다. 또 한국당 친박계 의원들이 윤리위 결정에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어 통합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도 있다.

/박지경기자jkpark@kwangju.co.kr